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4%대 중반까지 치솟은 1월 실업률 급등을 보는 시선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2-13 15:26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초 국내 실업률이 급등했다. 고용지표 전반이 예상대로 좋지 않은 수치를 보여준 가운데 1월 실업률이 4.5%로 급등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3.4%, 지난해 1월의 3.7%를 훌쩍 넘는 수치다.

1월 실업률 4.5%라는 수치는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었던 2010년 1월(5.0%)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다.

계절조정 실업률은 4.4%로 12월의 3.8%, 작년 1월의 3.6%보다 0.6%p, 0.8%p 더 올랐다. 실업률 보조지표들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체감 실업률 측정을 위해 통계청이 발표하는 전체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3.0%로 1년전보다 1.2%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3.2%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p 상승했다.

흔히 취업 노력을 포기해 경제활동인구에 잡히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13만 3천명 늘어난 214만명 남짓으로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아졌다.

한편 고용지표 항목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취업자수는 2623만명으로 1월보다 1만9천명 늘어나는 그쳐 경기 우려를 키웠던 8월(3천명) 이후 가장 작은 폭으로 늘어났다.

■ 급증한 실업자수..60세 이상에서 취업자도, 실업자도 크게 늘어난 이유

실업률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실업자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실업자수는 11월 90만 9천명, 12월 94만4천명이었으나 올해 1월엔 124만 4천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그간 고용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실업자수는 1백만명 내외로 잡히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1월 고용지표에서 실업자수는 120만명을 넘게 잡혔다.

실업자수 급증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신청한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에 잡히지 않던 사람들이 대거 일자리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실업자수를 부풀린 것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전년동월과 비교한 실업자를 나이대로 나눠서 보면 30대(-1만명, -5.4%)에서 감소했지만, 60세 이상(13만 9천명, 76.9%)과 50대(4만 8천명, 34.9%), 40대(1만 9천명, 12.6%) 등에서 증가했다.

실업률은 30대(-0.1%p)에서 하락했지만 60세이상(2.8%p), 50대(0.7%p), 40대(0.4%p) 등에서 상승한 것이다.

노년층에서 상당수 사람들이 노동을 원하는 인구로 편입돼 실업자수와 실업률이 늘어났다. 다만 고용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 대한 변명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계속해서 노년층이 전체 고용지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실 노년층은 좋지 않은 취업자수를 '그나마'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령별 취업자의 전년대비 증감을 보면 60세 이상에서 24만 4천명 늘어나 가장 두드러졌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자수는 20대의 3만4천명의 8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즉 정부 정책 등으로 노년층의 경제활동 편입이 늘어나면서 이 쪽에서 취업자도 가장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실업자도 많아진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고용개선 노력과 관련, 노년층을 활용한 취업자 증가 부풀리기 등을 감안할 때 고용 상황이 얘기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의 실업률은 고용시장이 양호한 일본보다 크게 높으며, 미국 수준도 넘어섰다. 미국의 실업률이 12월 3.7%에서 1월 4.4%로 뛰었지만, 우리는 3.4%에서 4.5%로 더 높아졌다. 최근 2.3~2.4%의 실업률을 보여온 일본보다 고용상황이 크게 크게 악화돼 있다.

■ 실업률 급등, 기저효과와 정부 정책영향 커

실업률이 급등한 데는 기저효과와 정부의 정책 영향도 컸다.

실업률의 경우 심심찮게 사람들의 시선을 현혹시킨다. 고용상황이 개선되는 가운데서도 실업률이 올라가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선 실업률 수치보다 취업자 증가자수를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선 실업률 지표를 보다 익숙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업률은 실업자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값이다. 경제활동인구로 신규 편입된 사람들 가운데 실업자가 늘어나면 실업률은 악화될 수 있다.

제임스 리 HSBC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 급등은 정책에 따른 왜곡으로 봐야 한다"면서 "정부의 잡 프로그램이 노년층을 구직활동에 나서게 했으며, 이 부분이 실업률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년의 높은 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는 1만9천명 증가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헤드라인보다 더 취약했으며, 특히 제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면서 "다만 재정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면서 민간고용 부진에 대한 쿠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후행지표인 고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면서 "일단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도소매, 숙박업 등의 취업자 감소세가 큰 것으로 보인다. 4.5%라는 실업률은 꽤 높은 수치이긴 한데, 계절성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고용지표가 안 좋은 것은 맞지만, 임시근로자가 감소한 것을 보면 질적인 부문의 개선도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1월 실업률 급등을 지나친 경기 악화로 과장할 필요는 없으며, 2월부터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1월 고용부진은 기저효과와 제조업 경기 악화로 정리된다"면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으로 일부 서비스업에 충격이 갔으나 정부정책에 따른 고용창출이 상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조업 심리가 부진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정점에서 후퇴 중"이라며 "구조조정도 상당부분 진행돼 제조업 취업자는 기저효과가 약화되는 2월부터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며, 상반기 월평균 10만명 중반 취업자 증가는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1월 취업자수 증가폭 축소, 실업률 급등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 등이 예상하는 올해 10만명대 중반 수준의 취업자 증가자수는 가능하다는 견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은도 경기 하강 압력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으면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연내 금리 1.75%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 고용부진 따른 금리인하 기대감과 한계

이런 가운데 지금의 실업률 급등을 크게 문제 없는 쪽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엿보였다. 이 부분을 향후 한국경제 성장률 추가 둔화를 예비하는 시그널로 보기도 한다.

ING의 로버트 카넬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실업률이 급등했으며 이는 한국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작년 11월 인상한 금리를 되돌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업률 지표는 노동시장이 개선되는 가운데서도 올라가는 등 속임수가 적지 않지만, 이번 한국의 실업률 지표는 '질이 나쁜' 케이스에 해당한다면서 "실업자 수가 122만명으로 크게 늘어한 데다 취업자 수도 건설, 비지니스 및 개인 서비스, 농업과 제조업 분야 등에서 40만명 넘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활동인구도 12만명 이상 떨어졌다. 이 수치가 실업률을 올리기도 하지만, 이번 실업률 수치는 실업자들이 의욕을 잃고 구직 활동을 그만두는 상황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물가 상승률 둔화와 함게 고용부진은 한은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금리를 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등을 감안해 고용부진이 한은의 금리인하까지 연결되긴 어렵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아이린 최 이코노미스트는 "취업자 증가세가 부진한 가운데 실업률이 급등했다. 제조업과 개인 서비스 일자리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은 고용 성장세 부진에 따라 지금의 경기 부양적인 스탠스를 2019년 내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GDP의 0.5%로 추정되는 의미있는 재정부양책을 감안할 때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