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업체나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 직방·다방 등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 더 나아가 유튜브를 통해 부동산의 입지와 가격, 매물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해당 부동산과 관련한 권리를 분석하고 거래 리스크를 판단해주는 서비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시장, 승패는 콘텐츠 질
네이버부동산, 다음부동산, 직방, 다방 등 부동산 플랫폼시장의 플레이어가 다양화된 지금,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한 자가 부동산 플랫폼 시장의 승기를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PC를 통한 부동산 플랫폼 이용자는 54%, 모바일 33%, 중복 이용자가 13%다. 아직 PC 활용비중이 높지만 모바일 이용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은 플랫폼 시장 70%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직방, 다방, 부동산 114 등이 경쟁적으로 플랫폼 영업을 확대 중이다.
인수합병과 사업제휴도 활발하다. 지난해 3월 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를 인수했고, 직방은 4월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 앱 ‘호갱노노’를 인수했다.
카카오는 같은 달 다음부동산의 운영 업무를 직방에 위탁했다. 특히, 직방이 다음부동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운영을 대행하면서, 이들의 협력이 현 부동산 중개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부동산을 따라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부동산 플랫폼에서는 포털이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에서 다수의 매물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평가받는 호갱노노와 직방이 최근 ‘한 번이라도 꼭 보는 앱’, ‘자주 보는 앱’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면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호갱노노는 실제 거주 전 확인해야 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해 유용하다는 평을 받았다. ‘서울대 많이 보낸 고등학교는 어디?’ 등의 학군 정보와 자신의 아파트는 어느 초등학교에 배정받는지 등의 학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실사 전 지도에서 아파트 경사도를 볼 수도 있다.
직방은 부동산 플랫폼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는 허위매물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운영 중이다. 직방은 지난해 8월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거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만 매물을 광고할 수 있는 ‘매물광고 실명제’를 도입했다. 또, 매물 상담을 받은 이용자에게 매물의 진위 여부와 서비스 만족도를 확인해 허위매물을 가려내고자 한다. 이외에도 직방은 안심중개사 정책, 헛걸음 보상제,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위매물 잡기는 직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허위매물이 있으면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대한 체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허위매물을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위매물 없는 콘텐츠가 직방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제는 발품보다 정확한 손품 정보를 믿는다
그런가 하면 다방은 지난해 9월부터 ‘AI 부동산 권리분석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웹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두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특정 부동산의 주소를 입력하면 20여분 만에 자동으로 예상 리스크를 분석해 △안전 △안전장치 필요 △위험 △위험 현실화 등 4개 등급으로 표시해준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물건의 매매 및 전·월세 권리분석도 가능하다. 등기부등본까지 무료로 조회할 수 있다.
법무법인 한결의 전문성이 SK C&C의 안정된 시스템 위에서 다방의 부동산 플랫폼 노하우와 만나 완성됐다. 다방 파트너 공인중개사라면 언제든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박성민 다방 사업본부장은 “중개문화 선진화와 매물 신뢰도 제고를 위해 ‘블루(BLUE) 캠페인’도 진행 중”이라며 “이번 권리분석 서비스를 비롯해 매물 검증 시스템 강화 및 거래 자동 알림 시스템 도입, 공인중개사사무소 운영 지원 등을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집펀드’는 ‘부동산 AI 비서’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집 주소나 자가 여부, 부동산 취득 시점, 대출 금액 등을 입력하면 수익률을 계산해 투자 방향을 알려준다.
이같은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의 구현이 가능한 것은 부동산 분야가 등기부등본과 같은 정형화된 문서로 정리돼 있고 관련 법령과 판례가 빅데이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초로 부동산의 주소만 입력하면 법적으로 안전한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나아가 매매계약서나 임대차계약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부동산 분야에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시범사업’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 초부터는 제주도 내 11개 금융기관에서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만든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지대장, 부동산등기사항증명서, 건축물대장 등 18종의 부동산 정보를 종이 증명서가 아닌 데이터 형식으로 관련 기관에 제공한다. 위·변조에 취약한 종이 증명서 사용을 줄이면 부동산 범죄도 줄어들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스템을 향후 법원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관련기관과 협의해 금융 대출뿐만 아니라 계약에서 등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부동산 거래 통합 서비스(one-stop 서비스)’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며 “양질의 콘텐츠 개발 및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만나 날개 단 부동산 O2O서비스
최근엔 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가 사진, 텍스트를 넘어 동영상으로 촬영한 매물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 플랫폼까지 진출했다. 모바일 이용자들의 유튜브 이용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고, 이를 이용한 중개사들이 나타난 것이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4월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총사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유튜브 앱이 총사용 시간 258억분을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은 189억분, 네이버는 126억분, 페이스북은 40억분을 차례로 기록했다.
대표적인 부동산 중개 유튜버는 ‘흑석박사’다. 서울 흑석동 일대의 매물을 촬영해 올리는 흑석박사 채널은 구독자가 2만 5,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10일 기준으로 ‘부동산 매물’이라는 키워드로 유튜브에서 검색했을 때 총채널은 287개가 나타나며 구독자 수는 2명부터 2만여명까지 다양하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019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