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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계속 유입되는 외국인 주식자금과 빠르게 해소되는 저평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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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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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A 증권사 관계자

작년 11월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을 좋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미국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체적으로 미국 경제의 모멘텀 약화를 인정하고 다른 투자처를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미중 무역분쟁이 더 악화되지 않는 분위기에다 달러도 약세 가능성이 커지니 한국 주식과 같은 투자처들이 각광을 받은 것 같다.
B 기금 투자자

연초 시장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졌던 게 사실이다. 종목별 대응, 현금 위주의 보수적 접근이 맞다고 봤지만 주가가 너무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다시 고민이다.

C 자산운용사 주식매니저

주가가 모두의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올랐다. 지난해 주가 급락 이후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거나 2100선에서 숨을 고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시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 연초 빠르게 움직인 외국인 자금
올해 주식시장의 출발은 힘든 한 해를 예고하는 듯했다. 개장 이틀만에 코스피지수는 2천선을 내주고 1993.7포인트로 급락했다. 개장 이틀간 지수는 47.34p, 즉 2.33% 속락하면서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새해 세 번째 거래일인 4일 주가지수는 2천선을 회복했으며, 이달 중순에 들어서는 2100선도 넘겼다.

15일부터 코스피지수는 하루를 제외하면 모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엔 외국인 자금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14거래일 중 13일을 순매수하고 있다. 24일엔 5000억원, 25일엔 8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코스피 순매수를 단행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순매수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자금이 연초 적극적으로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를 부풀린 것이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MSCI 한국 ETF 좌수를 보면 1월에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면서 "이런 모습은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을 압도하고 있으며, 지수도 국내 플레이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 탄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수 2100을 단기고점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으나 연초 외국인의 한국 지수 추종 자금이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인덱스 자금이 연초 한국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살려 놓은 것이다. 신흥 주식시장 가운데 한국만 각광받은 것은 아니었다. 연초 다른 나라 주가들도 뛰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MSCI 기준 글로벌 주가가 6% 넘게 뛰었고 국내 코스피지수도 전주까지 6.7% 상승했다"면서 "이번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패시브 성이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비차익 순매수 규모가 비슷하고 외국인 순매수 종목이 시총 상위에 집중돼 있어 이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미나 미국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중국의 통화·재정정책 강화, 달러 약세 가능성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에 대한 자산배분 비중을 높인 영향으로 보인다.

■ 신흥국 위험자산으로 눈길 돌린 선진국 투자자금

지난해 후반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중순만 하더라도 주가가 빠질 때 한국 주식의 저평가를 항변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말부터는 실적 약화에 따라 주가 하락을 정당화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중 무역 분쟁 약화 가능성이 보다 부각되면서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주식 투자자금이 늘어났다. 신흥국이 중국에 원자재, 중간재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 미중 무역분쟁은 신흥국 주식시장의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구 투자자들은 신흥국 주식투자에 시선을 개선했다. 상대적으로 선진국 주식시장보다 신흥국 쪽 메리트가 큰 것으로 보고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최근 4주간 선진국 주식시장 주식형 펀드 흐름은 296.9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신흥국 주식 펀드로는 94.1억달러가 순유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상대 강도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하락했다. 신흥국 상대 강도는 현재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가 일던 2016년 초 수준이고 금융위기 때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 수급과 유사한 GEM(Global Emerging Markets) 자금 유입 상대 강도는 최근 4주간 +1.3%로 신흥 전체의 +0.8%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0.2%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GEM 펀드 군 중 국내 주식시장 비중은 2018년 말 기준 10.4%로 중국(26.2%) 다음으로 높다. GEM 펀드로 자금이 더 유입된다면 국내 주가의 상승 탄력은 더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돈의 물꼬가 바뀌었다면 신흥국으로 몰려드는 자금 유입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보인다. 신흥 주식시장 수익률의 상대 강도가 여전히 바닥 수준인 만큼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주식매니저는 "글로벌 펀드 입장에선 한국의 경우 큰 물길이 바뀔 때 가장 속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한국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다른 신흥국보다 두드러진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금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에 특별한 악재만 아니면 이 흐름은 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빠르게 해소된 저평가..단기급등 따른 가격메리트 저하 vs 외인 자금 계속 들어오는 중

다만 국내 코스피지수가 1월 초의 저점과 비교할 때 10% 가까이 올라왔다는 점 등으로 한 템포 쉴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추가적인 하향 조정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평가 메리트가 빠르게 축소돼 지수가 계속 오르는 것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개월 포워드 PER가 8.19배에서 9.83배로 레벨업됐다"면서 "12개월 포워드 PER 10배는 2016년 9월의 고점 수준이어서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 시장의 베어마켓 랠리가 하프 타임에 다가갔다. 지금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나타낼 수 있는 국면"이라고 풀이했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회복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상당부분 희석돼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다는 견해다. 아울러 국내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2019년 순이익 컨센서스를 전주 대비 -3.7%로 하향조정한다.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주 대비 -2.0%, 올해 1분기는 -1.9% 내린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일단 골든 크로스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가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저항선이었던 120일 이평선 2160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상승 탄력이 가격 메리트 저하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적지 않은 관심사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정다이 연구원은 "KOSPI 12개월 포워드 PER는 10.57배로 2010년 이후 평균인 10.08배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면서 "1월 한달간 12개월 선행 코스피 순이익은 9.1% 하향조정돼 131.5조원으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메리트 측면을 볼 때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3월 전까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뒷받침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 주가지수 하방 압력은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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