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수출 감소 우려…정식시장 허가로 타개
메디톡스 주가는 지난 7월 80만원을 넘어섰으나 3개월 만인 지난 10월 40만원 초반대로 반토막이 났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점과는 격차가 크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엔 메디톡스의 보툴렉스 톡신(보톡스) 제품인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대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가 지난 2006년 상용화한 국내 1호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다. 현재 일본, 태국, 브라질 등 6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보따리상(따이공)들이 암암리에 메디톡신을 비롯해 국내 보툴렉스 톡신과 필러 제품들을 비공식적으로 유통해왔다.
그러다가 올 하반기 중국 정부가 따이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단속을 시작하면서 메디톡신의 수출액도 크게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중국 메디톡신 수출액은 전분기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기준 메디톡신의 매출액 1812억원 가운데 729억원이 보툴렉스 톡신 제품 수출에서, 343억원이 보툴렉스 톡신 내수 매출에서 각각 발생했다.
경쟁사인 미국 앨러간이 다양한 보툴리눔 톡신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내놓으면서 메디톡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보툴렉스 톡신 제품 수출은 당분간 크게 성장하기 힘들 전망이나 올 3분기가 저점을 지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내년에는 연간 2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화권 미용성형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게 된 점이 고무적이다.
메디톡신은 빠르면 내년 2월, 늦어도 상반기 내 한국 보툴렉스 톡신 제품 가운데 최초로 중국 현지의 허가된 시장에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중국식품의약품안전처(CFDA)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메디톡신의 3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3000억~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정식으로 등록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앨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생물학연구소의 ‘BTX-A’와 등 두 제품뿐이다. 보톡스는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는 반면 BTX-A는 저품질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메디톡신은 이미 중국에서 뉴로녹스라는 이름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만큼 비공식 시장에서 공식 시장으로 수월하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한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보톡스와 BTX-A의 중간 수요를 공략할 전망이다. 국내 경쟁사들도 대부분 중국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출시 시기는 메디톡스보다 1년 가량 늦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신은 대만 시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대만에서는 지난 8월 대만식품의약국(TFDA)에 메디톡신의 시판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현지 시판 허가는 내년 3분기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메디톡신은 내년 중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추가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화권 진출이 완료되면 2조원대 규모의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 장기 관점서 ‘이노톡스’ 가치 주목
장기적으로는 기술수출한 보툴렉스 톡신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주목된다.
최근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이노톡스’의 임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노톡스는 세계 유일의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엘러간은 지난 10~11월 이노톡스의 미간주름과 눈가주름에 대한 임상 3상을 차례로 시작했다. 이노톡스의 예상 허가시기는 2022년이다. 이노톡스가 시판되면 엘러간의 기존 보톡스 수요를 20~30% 가량 대체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톡스의 필러 제품도 국내외에서 꾸준히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메디톡스가 독자적인 기술로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필러인 ‘뉴라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품질위원회(EDQM)에 등재된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한 필러 제품이다. 현재까지 22개국에서 시판 승인을 받았다. 작년 매출액 1812억원 가운데 필러 수출 매출액이 465억원, 필러 내수 매출액이 153억원이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