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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험’ 실손·자동차보험 인상 시그널...소비자 눈치만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6 10:19

△2018년 상반기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및 손해율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2018년 상반기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및 손해율 추이 /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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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이 가입할 정도의 높은 가입률로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과,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의무가입 상품인 자동차보험이 각각 손해율 악화 등을 이유로 연일 금융당국에 보험료 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두 상품은 수많은 보험들 가운데서도 특히 가입률이 높고,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들이므로 보험사들도 섣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정부가 ‘소비자 보호’를 철저히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간의 눈치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 문재인케어 반사이익 있나? 표준화 이전vs이후 실손보험 차이

실손보험은 높은 가입률만큼이나 높은 손해율로 인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팔아봤자 손해인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매년 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보다 지급보험금의 규모가 더 크다는 이유로 매년 실손보험료를 인상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민간 보험사들의 실손보험료에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를 올해 동결하는 방식으로 화답했지만, 내년에는 다시 실손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5년 122%, 2016년 131%, 2017년 122% 등으로 최근 3년간 연달아 100% 이상을 넘겨왔다. 손해율이 100%가 넘으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보다 가입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문재인케어’ 시행에 따른 보험사의 반사이익을 반영해 내년 실손보험료 인하에 대한 방침을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모든 비급여 치료가 건강보험으로 처리되면 보험사가 실손보험으로 지급하는 보험금이이 13.1∼25.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러한 결과를 들며 내년 신(新)실손보험료가 8.6% 정도의 인하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실손보험이란 자기부담금을 이전보다 올린 실손보험으로 지난해 4월부터 판매됐다.

반면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구(舊)실손보험은 보상한도와 자기부담금이 표준화돼있다. 구실손보험의 보험료 8~12%가량의 인상요인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러한 인상폭 역시 14~18%의 인상요인에서 소폭 줄어든 인상폭으로, 이 역시 문재인케어의 반사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신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낮다는 이유로 인하 요인이 있다는 분석은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신실손보험은 판매 이력이 짧아 손해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을 뿐, 장기적으로 보면 일반 실손보험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신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7년 상반기 29.4%에서 2017년 하반기 61.9%로 반년 사이 40%가 넘게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77%선을 기록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문재인케어의 효과가 실제로 작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불만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18년 7~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2018년 7~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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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보험료, 당국도 공감하는 인상 필요성...인상시기와 폭에서는 ‘이견’

지난해 반짝 흑자를 기록했던 자동차보험은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품’으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자연재해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온라인채널 진출 등 사업비 절감 효과가 겹쳐 모처럼의 흑자가 발생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 시기에 앞을 다투며 보험료 인하 및 특약 신설 등을 단행하며 소비자 유치에 힘썼다.

그러나 올해는 겨울철 한파와 폭설에서부터 여름철 전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과 곧바로 이어진 태풍 등 자연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손해율이 발생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월 85.3%, 8월 89.2%을 기록했다. 더위가 한 풀 꺾였던 9월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마감 결과 태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7~8월과 큰 차이가 없는 87.5%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나머지 대형사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들의 9월 손해율은 각각 현대해상 87.5%, DB손보 89.3%, KB손보 90.9%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8~79% 선임을 감안하면 이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들의 참조순보험율 등을 고려해 금융당국 측에 내년 자동차보험료에 적어도 1.8%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전달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손보사 측에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다’며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초 손보사들은 올해 중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해 연말 주가 상승 등을 꾀했으나, 국정감사를 비롯한 민감한 이슈들이 많아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정부 기조 상,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자동차보험료를 섣불리 건드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문제는 단순히 손해율만으로 책정되는 것은 아니며, 보험사기 등에서 기인하는 누수보험금 문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방향에서 보험료 책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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