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CJ CGV 대표가 10일 서울 강변CGV에서 열린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참석해 발표에 나서고 있다. CJ CGV 제공
서정 CJ CGV 대표는 10일 CGV강변에서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2020년까지 전세계 11개국, 1만개 스크린을 확보하겠다”며 “86%의 거점이 해외에 위치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CJ CGV는 지난달 말 전세계 8개국, 약 4000개 스크린(4DX, 스크린X 포함)을 확보하고 있다. 약 2년 반만에 스크린수를 150% 이상 늘려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CJ CGV는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진출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의 성과를 통해 쌓은 넥스트 CGV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형 극장 플랫폼 모델을 선도하고 글로벌 컬처 플렉스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멀티플렉스 20년 변천사
CJ CGV는 1998년 서울 구의역에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인 CGV강변을 개관했다. 이후 롯데시네마가 1년 뒤인 1999년 10월 출범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 문화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멀티플렉스는 한 건물 내에 10개 이상의 상영관과 쇼핑센터, 식당 등이 갖춰진 공간을 뜻한다. 이를 계기로 불편하고 좁은 좌석은 넓고 편안한 좌석으로 개선됐으며, 어둡고 칙칙한 극장 내‧외부는 밝은 느낌으로 변모했다. 아이맥스(IMAX) 등 상영 시스템도 속속 개발되면서 연 국내 관람객 2억명 시대가 열렸다.
강변CGV 과거 매표소 모습. CJ CGV 제공
지난해 7월 CJ CGV는 ‘컬처플렉스 집약체’로 불리는 CGV용산아이파크몰을 개관했다. 개장 후 1년 동안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전체 객석률은 다른 CGV 극장 대비 7.7%P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국내 최초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인 ‘씨네샵(CINE SHOP)’은 지난해 이용객 수가 전년대비 10배 증가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CJ CGV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장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 시네마 △몰입감 혁신 △문화 플랫폼 강화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로 미래형 극장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는 한편 극장 자체를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강변CGV 씨네&포레관. CJ CGV 제공
서 대표는 “소비자들이 주중 여가시간에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 영화관람이 꼽혔다”며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주중 소비형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형 컬처플렉스 ‘초격차역량’
CJ CGV는 올 연말 국내외를 합쳐 500개 극장을 돌파하고,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전환점을 맞는다. 2012년 말 국내외 극장 수가 133개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6년 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현재 CGV의 국내 극장 수는 국내 151개, 해외는 312개다. 해외 스크린 수 비중은 전체의 68% 정도다. 이를 2020년까지 86%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CJ CGV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위다.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해 2016년 터키 최대 극장체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이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이미 영화산업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CJ CGV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지역의 연 관람객 수는 12억4000만명 수준으로 전년대비 6% 하락했다. 국내 관람객 수 역시 연 성장률 0.8%로 정체기를 맞았다. 이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성장에 따른 역효과로 풀이된다.
자료=CJ CGV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세계 영화산업박람회 ‘시네마콘’에서 CJ CGV가 컬처플렉스의 대표주자로 꼽힌 만큼 한류 문화를 더해 글로벌 1등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터키·베트남은 현지 1위 사업자로서 로컬 E&M 시장을 견인하고, 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미얀마 등 국가들은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파워 1위 극장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또 진출해있는 인근 국가와 영화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진출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난 20년의 멀티플렉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20년을 대비하기 위한 넥스트 CGV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 극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질적 1위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