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니트 전문 브랜드 ‘일라일’과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델라라나’ 등 패션 PB부터 속옷 자체 제작 브랜드 ‘언컷’, 쥬얼리 전문 브랜드 ‘아디르’,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까지 부문도 다양하다.
신세계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을 앞세운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 승부수를 띄웠다. 언컷은 란제리 전문 디자이너가 제작한 브라와 팬티를 각각 3~5만원, 1~2만원대에 판매한다. 아디르는 티파니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 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동일 품질의 예물을 선보이며, 일라일은 기존 제품대비 40~60% 저렴한 가격에 캐시미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도 인기다. 신세계는 2016년 12월 대구점에 시코르를 첫 선보인 뒤 내달 중 8호점인 타임스퀘어점을 연다. 시코르 전 점포 중 강남역점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점포가 신세계백화점과 스타필드 등 자체 유통채널에 입점하며 집객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이밖에 신세계는 올해 초 약 1800억원을 투자해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는 등 ‘홈퍼니싱’ 콘텐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쇼핑몰, 아울렛 등 국내 유통업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업의 본질인 상품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쥬얼리 자체브랜드(PB) 아디르. 신세계백화점 제공
최근에는 ‘롯데다움’을 콘셉트로 롯데백화점이 주도한 차별화된 편집 매장을 선보였다. 기존 획일화된 매장 구성과 상품을 탈피해 매장 구성부터 인테리어까지 입점 업체가 아닌 백화점이 주도해 선보이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만 약 20여개의 편집매장을 오픈해 현재 전 점에서 운영 중인 89개의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지난 6일 광주점에 오픈한 남성 전용 캐시미어 전문 매장 ‘캐시미어 하우스’가 대표적인 롯데다움 편집숍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니트 전문 PB 매장인 ‘유닛’, 양말 전문 매장 ‘보타’. 셔츠 전문 매장 ‘맨잇셔츠’ 등의 단일품목 편집숍을 선보인 바 있다. 2015년 론칭한 유닛의 경우 매출이 전년대비 2016년 400%, 지난해에는 75% 신장하는 성과를 냈다. 보타와 맨잇셔츠도 연간 평균 30% 이상의 남성 신규 고객을 창출해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홈퍼니싱 전문관.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아울러 리바트를 인수하며 지금의 현대리바트를 완성해 리빙 콘텐츠를 강화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유명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의 브랜드에 대한 10년 독점 판매 계약권을 따내며 홈퍼니싱 사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윌리엄스 소노마 브랜드 역시 현대백화점의 메인 콘텐츠로 자리매김 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리뉴얼한 천호점 9~10층 두 개층에 5300㎡(1600평) 규모의 초대형 홈퍼니싱 전문관을 오픈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침체기에 접어든 백화점 시장에서 더 이상 단순 판매 중개인 업자로서 살아남기는 어렵다”며 “이전에는 매출에 있어 백화점이 들어서는 위치가 가장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콘텐츠 보유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