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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 디지털 혁신] 롯데·현대·신세계 ‘디지털 리테일’ 가속화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2-26 00:00

아마존고 쏘아올린 신호탄 빠르게 번져
성장 한계 오프라인, AI로 돌파구 마련
추천부터 결제·배송까지 원스톱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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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3D 가상 피팅 서비스’. 사진 =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 ‘3D 가상 피팅 서비스’. 사진 = 롯데백화점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롯데·현대·신세계 유통업계 ‘빅3’가 4차 산업혁명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침체기를 겪고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더 나아가 미래형 유통을 위한 발판 마련에도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한국판 ‘아마존고’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도입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고객의 시간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편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이끄는 ‘경험’, 각종 규제와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미래’다.

이 세가지 요인을 모두 갖춘 매장은 미국의 ‘아마존고’로 대표된다. 아마존고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무인 슈퍼마켓이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아마존고 어플리케이션(앱)만 있으면 입장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진행이 가능하다.

계산대를 거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자동 결제가 이뤄져 매장 직원 또한 최소한으로만 운영된다.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 건물 1층에 문을 연 아마존고는 약 1년 이상의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달 처음으로 일반 고객에게 공개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뉴욕 나이키 매장에서는 런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제품을 인식하고 고객에게 맞는 운동화를 추천해준다. 이케아 매장에선 가상현실(VR) 앱을 활용해 가구를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IT 솔루션 기업인 지브라 테크놀로지가 글로벌 유통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2021년까지 빅데이터 솔루션, 자산 추적센서,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한 혁신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이제 단순 개발 차원을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됐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 규제보다도 더 무서운 근본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며 “IT 기술 변화에 따른 리테일 혁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비밀번호·카트 필요없어요”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편의성이다. 고객들의 시간과 체력 소비를 줄이고 더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제품과 마주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9월 온라인 쇼핑몰 ‘더현대닷컴’과 ‘현대H몰’ 모바일 앱에 홍채인증을 통한 로그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홍채인증 로그인 서비스는 백화점과 홈쇼핑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없이 눈동자만으로도 로그인을 할 수 있어 편리성을 크게 높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홍채인식 로그인에 걸리는 시간은 약 2.3초다.

기존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할 때 약 20여초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을 대폭 줄였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올해 상반기 내로 안면인식 로그인 시스템도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이 홍채인식 로그인 시스템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앱 이용자수의 증가다. 현대H몰의 경우 매출의 70% 이상이 모바일 앱에서 발생하고, 모바일 신규가입자 역시 매년 30%씩 증가하는 추세다. 홍채인식 서비스를 활용한 모객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백화점은 일부 매장에서 쇼핑 카트를 과감히 없앴다. 분당점과 노원점 식품관에 방문한 고객은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 ‘쇼퍼’를 들고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 상품의 바코드만 찍으면 자동으로 장바구니에 제품이 담긴다. 이후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계산대에서 상품을 결제하면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스마트 쇼퍼의 일 평균 이요자 수는 50여명으로 매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재사용률도 70%에 달한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롯데백화점은 내부 온도 조절 기능이 있어 냉장보관이 가능한 ‘스마트 라커’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 더현대닷컴·현대H몰 모바일 앱 홍채인식 로그인 서비스. 사진 = 현대백화점그룹

▲ 더현대닷컴·현대H몰 모바일 앱 홍채인식 로그인 서비스. 사진 = 현대백화점그룹


◇ 오프라인 강점 ‘경험’ 부각

디지털 전환의 두 번째 목표는 경험을 통한 고객 발길 끌기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명백한 침체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대비 3%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13.2%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최저가격을 내세운 온라인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강점은 직접 경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강점에 디지털을 접목시켜 고객의 체험을 다양화하는 것이 전환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지하 1층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R 기술을 활용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제품 피팅이 가능하다.

디지털 거울 옆에 있는 동작 인식 카메라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몸에 맞는 의상을 실시간 3D 이미지로 보여준다.
롯데에 따르면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도입 이후 월 평균 약 1500여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성인 고객 외에 옷을 입어보기 어려운 아동 고객을 위해 아동용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총 500여벌의 옷 가상 피팅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AI 쇼핑가이드 챗봇 ‘로사’를 선보이고 있다. AI 딥러닝 추진엔진을 활용한 로사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매장에서 한 원피스를 촬영하면 해당 제품과 비슷한 스타일의 원피스를 추천해준다.

오프라인에 해당 제품이 없는 경우에는 롯데 온라인몰에서도 구매가 가능해 온·오프라인 연계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개개인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AI 시스템 ‘S마인드’를 선보였다. S마인드는 가입된 고객의 최근 구매패턴·선호장르·매장 내 이동 동선 등을 분석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롱다운패딩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유사한 아웃도어 행사를, 겨울용 이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생활 소품 또는 쿠션 등에 대한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세계 측은 1:1 개인 마케팅을 통한 광고를 접한 고객이 실질 쇼핑으로 이어질 확률은 기존 방식보다 12%p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통업의 변화’ 보고서에서 “모바일 기기 확산 등에 따라 개인화된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프라인의 경우 위치기반 기술 등을 활용해 매장 행사 정보나 할인 쿠폰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래형 점포’ 선택 아닌 필수

마지막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1인가구 증가에 따라 대표적인 유통 채널이 교체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 노동력 의존도가 낮아지는 등 변화에 맞서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대두된 셈이다.

이 같은 성향은 편의점 채널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실제 편의점업체들은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자 앞다퉈 ‘무인 점포’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직 첫 발을 뗀 수준이지만 무인 점포가 가져올 변화는 무궁무진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통 빅3 중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편의점 세븐일레븐, 이마트24를 운영하고 있다. 두 업체는 지난해부터 무인 점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롯데월드타워에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하며 무인점포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2월에는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 시그니처 2호점을 열고 결제 수단도 기존 롯데카드 ‘핸드페이’에서 일반카드로 확대했다.

특히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는 롯데카드의 ‘핸드페이’ 기술이 접목돼있다. 신체 일부인 정맥인증을 통해 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롯데정보통신의 ‘무인 계산대’를 도입해 상품을 스스로 스캔, 계산원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마트24는 전국 6개 직영점에 무인편의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호텔점과 전주교대점은 24시간 무인체제로 운영되며, 성수백영점과 장안메트로점은 상대적으로 손님이 없는 새벽시간대에만 상주 직원 없이 운영한다.

대형마트도 무인 계산대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수도권 주요 점포 3곳에 무인 계산대 ‘셀프 체크아웃’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장 도입이 빨랐던 홈플러스는 전국 90여개 매장,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3개 점포에서 무인 계산대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5년까지 국내 유통 관련 직종의 대체 영향 인원은 약 218만명 수준으로 이는 전체 유통 취업자의 73.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점판매·계산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1.6%로 판촉원과 판매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미미하게 진행돼왔던 유통업체들의 디지털 전환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들려온 뒤부터 폭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소비자들도 디지털 전환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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