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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따라가는 정용진…신동빈 ‘옴니채널’ 고수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2-05 00:00

美 월마트, 온라인 분리 6년만 4배 성장
신세계 ‘1조’ 앞세워 이커머스 법인 독립
롯데 ‘옴니채널’ 그대로 간다…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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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따라가는 정용진…신동빈 ‘옴니채널’ 고수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유통맞수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이 온라인으로 대결 무대를 옮겼다.

두 기업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모두 성장 한계점에 부딪힌 가운데 신세계는 확보한 1조원의 실탄으로, 롯데는 ‘옴니채널((Omni-channel)’을 앞세워 온라인 영토 확장에 나선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온라인 투자 전략은 미국 유통강자 월마트와 닮았다. 신세계는 온라인 강화 방안으로 이커머스 전담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과거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박차를 가했던 월마트는 2010년 이커머스 사업부를 오프라인과 완벽히 분리했다.

이커머스 사업부를 떼넨 월마트의 점유율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월마트의 2016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약 7.8%로 추정된다. 1.8%에 불과했던 2010년과 비교해보면 약 6년만에 4배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월마트의 과거와 현재로 서로 다른 길을 택한 롯데와 신세계의 향후 온라인 대결에 관심이 주목되는 이유다.

◇ ‘1조 베팅’ 신세계…대규모 M&A 나서나

신세계는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눠져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올해를 목표로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에 이어 각 쇼핑몰의 백오피스도 합치는 방식이다.

그동안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은 SSG닷컴으로 통합돼있었지만 인적·물적으로 나눠져있어 한정적인 시너지를 내는데 그쳤다.

이번 신설법인 설립을 통해 온라인 사업부가 한 데로 모이면 통합 투자 등을 통해 성장세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신세계는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만 놓고보면 쿠팡이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유치한 10억달러(약 1조원) 보다 더 크다.

온라인 사업부의 목표는 오는 2023년 매출 10조원 달성이다. 이는 현재의 5배 규모에 이른다. SSG닷컴은 지난해 2조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까지 매출액은 1조5000억원이다.

2014년 출범한 쓱닷컴은 전년비 매출이 최대 32% 성장하는 등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신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에 투자사들이 많은 공감을 했다”며 “1조원의 투자 금액을 활용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 활용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신세계 측은 장보기 전용 온라인몰 확대와 프리미엄 패션몰 콘셉트 강화, 인수합병(M&A) 등 전방위적인 경쟁력 강화에 투자액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업계에선 신세계가 확보한 1조원의 실탄을 대규모 M&A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독과점 기업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신세계그룹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인지도 기업을 인수한다면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쉽게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가 투자를 유치받은 투자운용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에 투자 의향을 밝힌 투자운용사 중 1곳인 ‘BRV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이커머스 산업 투자 시장을 이끌어오고 있는 글로벌 투자사다.

BRV는 온라인·모바일 페이먼트 산업의 시초인 ‘페이팔’과 중국판 크레이그리스트(구인·구직 및 부동간거래 웹사이트)로 불리는 웹사이트 ‘간지’, 중국의 핀테크 플랫폼 온라인 대출업체 ‘취덴’ 등에 투자한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국내 업체들이 아닌 글로벌 온라인 사업자들과의 M&A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BRV가 단순 투자뿐 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와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 따라가는 정용진…신동빈 ‘옴니채널’ 고수


◇ ‘옴니채널’ 롯데…‘가던길 간다’

신세계의 대규모 온라인 투자 소식에 롯데 측은 별다른 맞불 전략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진행해왔던 ‘옴니채널’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그동안 그룹 내 ‘이투프로젝트(E2 Project)’라는 TF팀을 운영해왔다. 해당 팀은 그룹의 옴니채널과 온라인사업 강화 등에 대한 전략 연구를 담당한다.

현재는 디지털혁신TF팀으로 이름이 변경돼 미래전략연구소에 소속돼있다.

디지털혁신TF팀은 올 상반기 중으로 그룹 내 온라인몰의 백오피스를 통합하며 첫 결실을 맺을 예정이다.

롯데닷컴·롯데아이몰·엘롯데·롯데하이마트몰·롯데마트몰 등 5개 그룹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롯데닷컴은 1996년 6월 ‘롯데인터넷백화점’이라는 이름으로 론칭된 국내 최초 온라인몰이다.

현재는 백화점 상품 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거래액은 2015년 기준 1조 7000억원 수준이다. 롯데는 하나의 온라인몰에서만 신세계의 SSG닷컴(2조원)에 버금가는 거래액을 올리는 셈이다.

롯데는 5개 온라인몰의 배송·주문·결제 서비스 등 내부적인 기능을 합쳐 효율성과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세계 SSG닷컴과 같이 온라인몰 자체를 통합하는 형식은 아니다.

이 같은 온라인 통합 모듈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세븐일레븐 등 오프라인 채널과의 ‘옴니채널’ 시너지를 추구한다.

옴니채널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모든 소비채널을 연결하는 것으로 신 회장의 미래사업 방향이기도 하다.

그동안 신 회장은 사장단회의 등을 통해 “정보통신기술과 유통사업의 연결고리를 찾아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해왔다.

이에 따라 롯데 각 유통사들은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 중 가장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서비스는 ‘스마트픽’이다.

해당 서비스는 롯데닷컴과 엘롯데에서 구매한 상품은 롯데백화점 그리고 세븐일레븐 전국 점포에서 픽업할 수 있다.

특히 편의점 픽업서비스의 경우 24시간 전국 어디서든 물건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홈쇼핑에서 구매한 상품의 반품을 대신 받아주는 ‘반품 대행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또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고객이 마트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렌터카에서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향후 픽업 서비스 연계 채널을 확대하고 참여 매장 수도 1만개 이상으로 늘리는 동시에 계열사간 크로스 픽업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등 스마트픽 서비스를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옴니채널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배송과 결제 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온라인 사업의 특성상 해당 부문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따라가는 정용진…신동빈 ‘옴니채널’ 고수
◇ 온라인 지각변동 예고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 영토 확장에 나선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대비 3%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13.2%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마트, 신세계, 롯데닷컴 등 온라인판매는 전년대비 27% 증가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판매중개 매출은 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영토 확장 계획은 온라인판매중개업자들과의 전쟁을 촉발한다.

현재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 부문 거래액은 각각 8조원, 2조원이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5조), SK플래닛 11번가(9조)의 장벽은 더욱 높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티몬, 위메프, 쿠팡은 연 3~4조원의 거래액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목표대로 온라인 사업부의 매출 10조가 실현되면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롯데 역시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 사업부 강화를 밝힌 만큼 온라인 부문의 성장을 빼놓고 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현재 쿠팡과 티몬 등도 직매입 판매를 늘리고 있어 온라인판매중개와 온라인판매의 경계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전통 유통업체인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 강화에 나선 만큼 이커머스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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