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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뉴 스타, 스튜어드십 코드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0-15 20:12 최종수정 : 2017-10-15 20:26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연기금,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안착을 공언하면서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착되면 상대적으로 소규모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져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대만도 지난해 6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20% 이상의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알아본다.
자본시장의 뉴 스타, 스튜어드십 코드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한 깐깐한 집사
스튜어드십 코드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투자자들에게 큰 저택에서 주인 대신 집안일을 맡아보는 집사와 같은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용어다. 즉, 기관들이 투자할 때 맡은 돈을 자기 돈처럼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운용해야 한다는 지침이다.

기업의 배당확대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차원에서 2010년 영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으며, 현재까지 네덜란드, 캐나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 총 10여 개국이 도입 및 운용 중에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은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 회사의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단순히 주식 보유와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문제 소지가 있는 안건에 대해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문제를 바로 잡음으로써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이다.

일본의 경우 세계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기금(GPIF)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초기에 채택함으로써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활성화를 견인했고,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214개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활발한 주주활동에 대응해 일본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되는 등 일본증시를 20년 장기 박스권에서 탈피시키는 데 스튜어드십 코드가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 시동
금융당국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이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을 도입한 건 2016년 12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처인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함에 따라 고객 이익 극대화와 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견인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은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평가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자산운용지침에 반영했는지 평가하는 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늘리고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독려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500조 이상의 자산을 굴리는 대형 기관투자자의 대표격인 국민연금공단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새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 날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의 수행기관으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선정했다.

또 한국거래소 출자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르면 내년 기업들의 주총 시즌부터 기업 합병이나 이사 및 감사 선임, 배당 등 주주총회 주요 안건에 찬성할지 여부를 판단한 의결권 자문 결과를 자산운용사들에 무료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 기업은 전체 상장사 2568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400~500여 곳. 기업지배구조원은 의안 분석 결과를 국내 기관투자가에 직접 전달하거나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의결권 자문 결과를 모두 무료로 제공키로 한 건 기업지배구조원이 처음이다.

이로써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주저했던 중소형 주식형펀드 운용사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리서치 인력이 부족한 중소 운용사일수록 의결권 자문사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맏형’격인 기업지배구조원이 무료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면서 의결권 자문사들의 생존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의결권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결권 분석 결과와 간단한 설명을 보고서에 첨부할 계획이다. 다만 좀 더 상세한 분석을 원하는 곳에는 다른 의결권 자문업체로부터 유료 서비스를 받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주주가치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기관투자자 40여 곳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 업계 대형운용사의 도입 준비가 마무리 단계이며, 트러스톤 자산운용과 제브라투자자문, 사모펀드 운용사 등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배당증가 효과로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
시장에서는 하반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활발해지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적정 수준을 하회해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의 배당 요구 주주제안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52%. 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신흥지수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각각 2.5%, 2.6%다.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에 MSCI 선진지수 수준인 2.5%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요구할 개연성도 커졌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먼저 도입했던 해외 6개국의 배당성향이 빠르게 증가한 사례로 볼 때 한국 기업들도 기업 지배구조 단점이 개선되고 배당증가 효과가 나타나면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현상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기업의 경영 자율권이 위축되거나 여타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독단경영을 막고, 기업과 기관투자자 간 소통과 대화가 활성화되어 기업 또한 지배구조나 경영전략 또는 관리방식 등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위험요소 관리에도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다. 투명하지 못한 기업지배구조가 장기간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되었던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이 증시 활성화를 독려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 솔솔
한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배당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중장기적 한국 증시 할인 완화가 기대되고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에 우호적”이라며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상승으로 초과 수익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가 일본의 사례를 따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 등 공적 기금을 통한 확산이 가능하며 금융위원회 역시 확산 의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배당주는 향후 투자수익을 내기 유리한 종목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KOSPI) 예상 배당수익률은 1.6%이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각각 선진, 신흥지수 예상수익률인 2.5%, 2.6%에 미치지 못해 배당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고배당주 매수나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펀드를 통한 대응이 가능하다”며 “기관투자자 지분율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배당수익률이 증가할 수 있는 종목을 가려내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주주환원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기관투자자 지분이 높고 배당 여력이 있으며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을 하회하는 종목군에 대한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

조건은 잉여현금흐름(FCF)이 3년 연속 발생하고 배당성향이 25% 이하이며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이 코스피 예상 배당 수익률인 1.6% 미만인 종목들로, 현대제철(소재), 현대건설(산업재), LG생활건강(경기소비재), CJ제일제당(필수소비재), 유한양행(헬스케어), SK하이닉스(IT) 등이 유리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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