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은 2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금융노조가 요구한 산별교섭 복원 여부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영구 회장은 산별교섭의 틀을 개선하는 태스크포스(TF)와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TF 구성 등을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 회장은 앞서 전날(28일)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주요 시중 은행장들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33개 다른 회사의 산별교섭에 따른 불합리함과 호봉제 개선 필요성'을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권 위원장은 산별교섭 복원 뒤에 논의할 수는 있으나 선행조건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허 위원장은 또 과당경쟁 중단 TF,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고용안정 TF, 사회공헌기금 활용방안 TF 등을 만들자는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제시했다. 금융노조는 최근 법원이 노조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는 무효라는 판결도 내놓고 있는 만큼 즉시 사측이 산별교섭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노사 대표간 만남을 물꼬로 산별교섭 복원 전망에 힘을 실었지만 양측 입장 사이 간극이 크다는 점만 확인했다. 이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금융노조는 오는 31일 사측에 공동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