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을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계약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 전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수금액은 약 20조원으로 SK하이닉스는 3조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보유하게 된다.
최태원 회장의 공격 투자 전략은 이번 매각에서 주효했다. 최 회장은 올해 ‘딥 체인지’를 외치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예고했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을 중심으로 1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SK는 지난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업체인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를 품에 안았다.
최태원 회장은 LG실트론 인수 이후 2월부터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에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18일 ‘최순실 게이트’ 불기소 처분에 따른 출국금지가 해제되자 일본으로 출국하며 도시바 인수전을 직접 점검했다. 그 결과 낸드플래시에서 글로벌 탑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도시바 인수를 성공했다.
최 회장이 올해 2건의 반도체 M&A를 성공시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 체계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 LG실트론 인수로 ‘웨이퍼-메모리 파운드리 생산’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생산 수직 계열화를 이뤘고,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인수로 상대적으로 열세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G실트론을 비롯해 2건의 반도체 M&A를 성공, 향후 2~5년간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것”이라며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분 인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지만 기술 제휴 등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어디까지 추격할지도 관심사다. 도시바가 도시바가 삼성전자와 함께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 패권을 다퉜기 때문이다. IHS마켓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36.7%, 17.2%의 점유율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4세대 V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선보이며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업고 어떤 시너지를 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