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선임연구위원 리포트 '추가 인상 예고된 미국 금리 '자본유출' 보다는 '시중금리' 상승' 압력(2017.03.17)
예상 경로대로 미국이 하반기 추가인상 시 10년만에 한미 금리 역전도 이뤄지는 만큼 연말쯤 한은의 금리인상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으나, 내수 소비진작으로 이어지지 않는 국내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 금리인상을 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연준(Fed)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1.0∼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인상으로 한은 기준금리인 연 1.25%와 상단이 같은 수준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 경로를 재확인한 만큼, 9월 또는 12월에 미국 정책금리 밴드가 연 1.25~1.5%로 올라서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금리 역전이 될 경우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 만이다.
또 이번 회의에서 올해 안에 연준은 4조5000억 달러 규모 보유자산 축소 개시도 점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13일 공개한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전원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금통위원 별로 세부 의견이 나뉘는 모습을 나타냈다.
A금통위원은 "그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온 것은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갭을 줄이는 한편 구조조정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했던 것"이라며 "과도한 완화적 기조는 현재도 미흡한 고령화 준비를 저해할뿐 아니라 향후 구조조정에서 자원배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B금통위원은 "소비수요의 부진은 지난 2년간 1%대 중반으로 둔화돼 온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의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수출수요 회복이 소비수요로 연결돼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 부근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현재 정도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시장에선 이주열닫기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채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하반기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을 감안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에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올해 11월 인상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며 "한은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점에서도 임기 종료 전 첫 인상 단행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자리 추경 편성을 추진중인 정부 정책과 반대로 금리인상에 무게를 싣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수출 호조에 비해 내수 소비 진작이 부진한 점도 꼽힌다.
정부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통화당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제약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김동연닫기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규모 자본유출은 없겠지만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에서 대외충격이 발생하면 일시적인 자본유출 위험이 더 커지고 자본유출입이 보다 빈번해질 수 있기 때문에 경기가 급락하지 않는 한 추가 금리인하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경기 호조와 소득 증가를 동반하지 않은 채 미국금리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에 의해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소비나 경기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가계부실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시중금리가 급격히 치솟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