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5월부터 하나금투 리테일그룹은 재편된 고객 계좌 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계좌 손실 관리 정책’은 5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 계좌에 한해 지점과 본사가 같이 관리를 하는 체계다. 손실률 -10~40퍼센트 초과한 계좌를 각각 4단계로 나눠 영업점과 본사 관리 방안을 달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금투는 회사 이미지 제고 및 손님 신뢰 제고를 위해 수익률 중심으로 영업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주식계좌 보유 고객 관리 방안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비활동 자산을 활동화 시켜 브로커리지 수익률을 개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1단계부터 2단계까지는 계좌 관리자가 고객과 직접 접촉해 손절이나 교체 등 대응책을 마련한다. 이 때 본사 마케팅부서에서는 종목 및 관리자를 모니터링 하는 등의 지원에 나서며, 리서치부서는 시장 및 섹터에 대한 분석 자료를 지원해 계좌 관리자가 고객 상담 전 충분한 스터디를 할 수 있게 돕는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내부에서 손실관리 화면을 개발 중에 있다”며 “6월에 런칭해 리테일 직원들이 계좌 관리를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실률이 -30%에 달하는 3단계에 접어들면 영업점 본부장 및 본사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계좌 관리자들과 동행 지원에 나선다.
특히, 손실 정도가 심각한 마지막 4단계에서는 계좌 관리자를 고객이 직접 평가한 후 변경할 수 있게끔 선택권을 준다. 고객만족실에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에게 관리자가 손실 계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등 만족도를 체크하고, 관리자를 변경하겠냐고 묻는다. 만약 고객이 관리자의 추천과 관계없이 매매 종목을 본인이 결정했다고 한다면 관리자 교체까지는 단행하지 않는다.
이번 리테일 관리 정책 재편은 올초 신한금융투자 리테일그룹 부사장을 역임한 후 하나금투 리테일그룹장으로 거취를 옮긴 박석훈 부사장의 의지가 담겼다.
박 그룹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나금융투자 리테일은 애널리스트들과 유대관계가 강하기 때문에 이 점을 적극 활용해 고객 관리에 나선 것”이라며, “본사에 계좌를 유치한 고객들은 특히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계좌 관리 방안 재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 전문성을 강화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이 정책을 신한금융투자에서도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리테일 생존 전략’으로 TF를 구성해 10~11월 두 달 간 시행했으나, 현재 신한금투에서는 동일한 정책이 유지되고 있지 않다.
내부에서는 계좌 관리자 자격을 박탈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관리 계좌가 사라진다는 것은 무기가 뺏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정책 재편에 대해 긴장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계좌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영업점 직원이 고객과 평소 유대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어려울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종목에 대한 서비스를 해주고, 시장의 뷰를 이야기해 드리는 등 접촉을 하면서 유대관계를 맺는 직원들도 많다”며, “유대관계가 탄탄하다면 손실이 있어도 관리자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