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난해 6월과 180도 다르다. 세계 1위였던 현대차의 품질경영은 이제 또 다른 리스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리콜사태로 현대차의 품질경영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분기는 이 같은 품질경영의 위기가 수치로 극명하게 드러난 시기였다. 현대차는 1분기에 전년 동기(1조3420억원) 대비 6.8%(920억원) 감소한 1조25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은 리콜 관련 비용 급증 등 판매관리비의 증가이었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보증관련비용은 413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990억원) 대비 38.2% 급증했다. 그 결과 현대차의 판매관리비는 3조43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970억원) 보다 5.0% 늘어나 영업이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품질경영의 위기감이 아닌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현대차는 미래차 시대 준비와 함께 ‘품질 1위 탈환’에 나서야 한다. 우선적으로 여타 글로벌 경쟁자들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R&D 비용 확대가 필수적이다.
현대차의 R&D 비용은 매출의 1%(0.9%, 2017년 1분기 기준)가 되지 않는다. 금액도 2000억원대다. 독일자동차 제조사들이 연 50조원 이상 R&D 비용을 쏟아붇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현대차는 1/50 수준의 R&D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도 매년 R&D 비용을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매우 미미한 수준의 R&D 투자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 폐막한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현대차의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던 중국산 차량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내린다.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중국차들을 쫒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내연기관차 분야에서까지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허용한다면 현대차의 장밋빛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
오직 ‘신차 효과’에만 판매 호조를 기대하고 있는 현대차.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Top5' 위치를 유지하고, 추후 ‘끼인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급진적인 R&D 투자는 필수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