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창수 사장은 지난 2014년 1월 삼성생명에 부임한 첫 해부터 화려한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에 부임하기 전 삼성화재 CEO를 지내는 등 경영 관록을 쌓아 취임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는 취임 이후 외형 확대에 주력하던 삼성생명에 대해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특히 대대적인 손해율 관리에 힘썼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하락했으나 2014년 말부터 당기순이익이 급증했다. 2013년 4548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생명은 김창수 사장이 부임한 2014년 1조1311억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한 해 뒤인 2015년에는 1조839억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이는 3000억원이 넘는 최저보증준비금 적립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사장 취임이후 삼성생명의 손해율도 급감했다. 조직 재개편 등 손해율 관리에 주력한 김창수 사장은 취임 2년 만에 삼성생명의 손해율을 10%p 가까이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종전까지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수준으로 2013년 87.14%를 기록했으나 2015년 말 기준 경쟁사보다 낮은 77.8% 가량으로 개선됐다.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도 크게 올랐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RBC 관리에 몸살을 앓는 반면 삼성생명의 RBC는 지난해 9월 기준 388.3%에 육박,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에는 김창수 사장이 멀리 내다보고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는 '원시안'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창수 사장은 취임 후 저축보험의 2차 역마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보장성 보험 위주로 판매 전략을 선회했다.
보장성보험은 사망·입원·치료·재해 등 사고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보험사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만, 상품 특성상 판매가 쉽지 않고 가시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많은 보험사들은 보장성보다는 저축성보험 상품의 비중을 확대해 자산규모를 늘리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이들 보험사들은 RBC관리 강화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을 떠안게 됐다. 김창수 사장의 보장성보험 판매 중심의 '내실 다지기’전략은 통찰력 있는 결단이었던 셈이다.
김창수 사장은 이같은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이 의결됐다. 이사회 결정이후 금융당국에서 자살보험금 지급문제로 문책경고를 내린다는 방침으로 김 사장의 연임이 좌절되는 듯 했다. 삼성생명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이자 포함 전액 지급하는 것으로 사태를 진화했다.
그 결과 징계수위가 낮아지게 됐고 김사장은 24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연임의 박수를 받았다.
김창수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IFRS(새 국제회계기준) 및 신RBC(지급여력)제도가 도입돼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를 균형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