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오전 9시 30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던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1시께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올 때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이 재조사를 받는 동안 특검 사무실에서 3∼4㎞ 떨어진 곳에 있는 삼성 서초사옥에는 미래전략실 임직원 200여명이 초긴장 상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 도착하자마자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미전실 산하 7개 팀 팀장을 소집해 1시간가량 특검 수사 등과 관련된 대책을 논의하고 현안을 점검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검이 이 부회장을 포함, 이번 최순실 사건에 연루된 고위 간부 여러 명에 대해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대비해 뇌물공여 혐의에서 벗어날 방도를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 분위기는 1차 영장 청구 때보다 한층 더 농축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뒤 특검이 더욱 광범위한 보강 조사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은 지금까지 쏟아진 각종 의혹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대응양태를 보이고 있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청와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상장을 도왔다”고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삼성은 “코스피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적자인 상태에서)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 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명마 블라디미르 구매와 관련한 최순실 씨 우회 지원 보도에 대해서도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회 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매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내며 최순실 사태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삼성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삼성과 관련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부분은 사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