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B손보에 입사한 안 변호사는 법에 있어 전문가였지만 보험이라는 영역에서 문외한이라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기초라도 배워보자는 심정에 시작한 AFPK 자격증 도전이 계기가 돼 지난해까지 6개의 자격증을 획득했다.
보험설계와 연관된 AFPK(개인재무설계사), 언더라이팅 분야의 CKLU(생명보험언더라이터)와 개인 및 기업보험심사역, 보상 분야의 신체손해사정사에 최근에는 보험사기 분야의 보험조사분석사를 땄다. 안 변호사는 서로 다른 분야의 자격증을 연달아 취득하다보니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보상과 언더라이팅 등 '동전의 양면'같은 분야가 많아 균형감을 익힐 수 있다고 전했다.
안 변호사는 자격증 취득의 비결로 '회사의 지원'을 첫번째로 꼽았다. KB손보는 최근 직원들에게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응시료부터 외부 강의료 등의 비용 일체 지원은 물론 직원들의 체계적인 학습을 돕고자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고 인사평가와 연계해 다양한 메리트를 제공하는 등 동기부여를 높이고 있다.
회사의 지원이 확대되자 자격증 취득자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첫 시행된 보험조사분석사의 경우 84명이 합격해 업계 1위 합격자 수를 기록했다. 특히 안 변호사는 평소 회사의 지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수하고자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안 변호사는 "자격증 취득 후 실제 업무 처리 수준이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과거엔 일반적인 법 논리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요즘은 관련 내용에 부합하는 약관이 떠올라 찾아보는 등 약관 해석에 관해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됐다는 것. 최근 종결된 재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상대 회사의 주장에 대해 안 변호사는 손해사정사 1차 과목인 보험법을 공부할 당시 접했던 조문들을 떠올리고 이것을 인용해 승소를 이끌었다.
안 변호사는 최근 AFPK자격의 상위 과정인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 취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보험 실무를 가장 잘 이해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서 "보상이 쉽게 될 수 있음에도 보험회사가 전문성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소비자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