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9일 “오는 10일 개최 예정인 ‘회장단 회의’를 취소한다”며 “향후 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며, 관련해서는 답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취소된 회장단 회의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로 구성된 전경련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10일 열리는 회의는 매우 특별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 본격화된 이후 개최됐기 때문이다. 전경련의 잇따른 정경유착 정황으로 회장단이 어떤 자체 개혁안을 내놓을지, 내년 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 논의 등이 관심사항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 연기로 인해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모금 관련 의혹이 불거진지 2개월간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출범키로 한 새 통합법인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달 출범키로 한 신설 통합법인은 사실상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며 “언제 출범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장인 허창수 회장도 올해 들어 불거지고 있는 전경련의 정경유착 의혹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5월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 최근의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모금 의혹에서도 허 회장의 흔적은 없다. 오히려 답변을 피하며 전경련과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GS 관계자는 “전경련과 관련된 허창수 회장의 행보는 GS그룹 측에서 답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은 전경련 측에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정경유착과 관련, 입을 닫은 허창수 회장의 행보에 대해 GS그룹과 전경련이 서로 미루는 형국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