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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꼭 나쁘지만은 않다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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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8-22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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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꼭 나쁘지만은 않다
[한국금융신문 김진희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은 이제 대부분 잡았습니다. 올 7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습니다.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 및 유화·방산·태양광 등 다방면의 막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량 증권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17일 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벌써 3분기 째다. 한화투자증권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 139억원, 4분기 520억원, 올 1분기 90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000억원의 영업손실과 7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영업 적자의 주된 원인은 ELS 발행이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투자금의 대부분을 우량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는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나 개별종목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주가지수 옵션은 상승형과 하락형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주가지수 등락구간별로 수익률 차이를 내도록 할 수도 있다. 통상 사전에 정한 2~3개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절반 가량 떨어지지만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한다. 물론 원금보존 비율을 낮추면 그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연 7% 정도의 수익을 예상할 수 있어 대표적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혔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중위험·중수익 열풍이 불었다. ELS 상품에 대해 입소문이 났고 투자자는 우후죽순 늘어났다. 2015년 ELS 발행액은 76조9499억원으로, 그 가운데 상반기에만 그 규모가 47조197억원이나 됐다.

그러다 결국 사달이 났다. 대표 지수 중 하나인 홍콩H지수(HSCEI·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한 것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5월 1만5000선에 가까웠지만 올 2월 7500선까지 떨어지는 등 반토막이 났다.

이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약 37조원 규모의 ELS 중 3조원 이상이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knock-in)에 진입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자체 헤지형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늘렸었다. 올 상반기에도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 손실 탓에 세전손익 기준으로 1894억원의 적자를 낳았다. 한화투자증권뿐만 아니라 미래에셋대우·현대증권·NH투자증권도 홍콩H지수發 ELS 관련 손실을 입었다.

저금리에 은행 대신 ELS를 택한 투자자들이 울상 짓자 금융당국은 “증권사 건전성이 우려된다”는 명목으로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결국 한 순간에 나쁜 상품이 돼 버린 ELS에는 발행 규제가 도입됐고, 홍콩H지수 ELS 발행액 규모는 1/36 수준으로 축소됐다.

ELS 상품은 사전 약속된 조건만 충족하면 수익금과 함께 조기상환된다. 조기상환되지 않더라도 투자기간 중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로 만기 상환된다.

지난해처럼 홍콩H지수가 급락하더라도 녹인 설정에 따라 혹은 원금 보존 비중 설정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진다. 녹인 터치 없이 지수가 회복되면 그 역시 수익이 지급된다. 17일 현재 홍콩H지수는 9700선으로 6개월만에 약 25% 상승했다. 11일에는 9720을 돌파하기도 했다. 투자는 예금이 아니기에 당연히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이는 투자자가 선택한 몫이다.

업계에서도 ELS 시장이 이렇게 된 데에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ELS 상품 특성 상 지수 하락에 배팅할 경우, 지수가 하락해도 투자자는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만약 지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를 하면 손실을 입게 되지만 ELS는 약 7%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업계 관계자 다수는 특정 금융상품을 두고 ‘좋다’ 또는 ‘나쁘다’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잘 알고 활용할 경우 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이제 각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한층 강화한 ELS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녹인 조건을 아예 없애거나 낮춘 ELS, 원금 손실이 예상될 경우 지수의 추가하락 이전에 조기상환해 위험을 관리하는 ELS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ELS에 한 번 호되게 데인 탓인지, 냄비근성 탓인지 투자자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금융시장에 ‘좋은 상품’ 혹은 ‘나쁜 상품’은 없다.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설마’하는 심정이나 ‘헛된 기대’에 기인하기 보다는 위험 등 부작용을 미리 숙지하고 성향에 맞게 선택한 것이 가장 좋은 상품이다. 투자는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김진희 기자 jinny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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