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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혁신 벤처 수준 틀갈이

오아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7-04 01:29

계급장 떼고 창의 문화 만들기 역점
이건희 회장 신경영 혁신 닮은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오아름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내년 3월부터 직급을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수평적인 ‘~님’ 호칭을 쓰는 등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개편안을 실시한다.

특히, 인사제도 개편안에는 이 부회장의 ‘체질개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를 개편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신생 벤처기업처럼 자율성과 창의적 사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재용 식 삼성체제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가 전자·물산·금융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이라면 이번 인사 혁신은 소프트웨어 개혁의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연공주의 깬다

삼성전자가 기존 부장, 과장, 사원 등 직급 단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한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경력개발 단계’ 도입을 통한 직급 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의 부장, 과장, 사원 등 수직적 직급 개념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로 전환된다. 직급 단계는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에도 ‘발탁’ 사례가 있긴 했지만, 보통은 직급에 따라 연한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연차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선배보다 더 높은 직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간 공통적인 호칭은 ‘님’을 사용하되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 회의·보고 줄이고, 잔업 근절…반바지 착용

회의·보고 문화도 개선하기로 했다. 꼭 필요한 인원만 회의에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문화를 확산해갈 방침이다. 참석자는 최소화하고 시간도 최대 1시간 이내로, 참석자는 전원 발언하며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준수할 것을 회의 ‘권장사항’으로 정했다.

또 보고는 직급을 순차적으로 거치지 않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만 전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불필요한 잔업과 특근도 근절 대상이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특근은 없애기로 했다. 반면 직원들은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하는 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여름철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소통문화 이식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타트업(Start up)의 빠른 실행력과 소통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컬처 혁신’을 선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3대 컬처 혁신 전략으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임직원 집단지성 플랫폼 모자이크에서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1200여건의 제안과 댓글을 제시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 개선방향을 수립했다.

이처럼 인사제도 개편안은 컬처 혁신의 구체적인 실행안이라 볼 수 있다.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관리의 삼성’이 ‘스타트업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는 이 선언은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가 ‘새로운 시대의 삼성’을 알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삼성전자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변화에 접근하는 방식 역시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다운-톱(down-top)’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 이 부회장 컬처혁신, 신경영과 닮은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삼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컬처혁신’이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과 묘하게 닮은 모습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윤종용, 현명관 등 CEO들을 켐핀스키 호텔에 모아놓고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대혁신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호칭 변화 등을 통해 수평적인 소통문화를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루프페이 등 사물인터넷 관련 ‘미래형’ 실리콘벨리 기업을 다수 인수하면서 이에 걸맞는 글로벌 조직 문화를 장착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 사업에서 실용형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이 역시 이 회장이 1990년대 반도체 사업 등 첨단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조직을 만들려던 의중과도 연결되고 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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