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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고가인수` 논란에도 웃는 KB금융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6-04-13 10:38 최종수정 : 2016-04-13 10:46

1조2500억 현대증권 인수로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 발판
7년 만에 자산 1위 탄환… 신한금융과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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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현대증권 지분 22.56%(5338만410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현대증권 지분 22.56%(5338만410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인수 금액은 단순히 지분에 대한 프리미엄만 고려해 결정된 것이 아니다. 은행과 증권의 결합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창출 및 시너지 효과까지 생각한 KB금융그룹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도 포함돼 있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에 1조2500억 원을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가격으로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이 높지만, 자금조달 부담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현대증권 인수로 7년 만에 자산 규모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KB금융지주, 1조 2500억 원에 현대증권 인수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 22.56%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1조2500억 원으로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약 3576억 원· 지난달 25일 기준)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KB금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 현대증권 지분 22.56%의 가치는 12일 종가 기준으로 약 3600억 원 수준이다. 장부가격으로 따져도 지난해 기준 7450억 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 일각에선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당시와 금액을 비교하는 시각도 많다. 단순 비교지만 농협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의 지분 37.85%를 최종 인수하면서 1조700억 원을 지불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22.56%을 인수하면서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또 우선협상자로 농협이 결정된 2013년 말 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4670억 원으로, 대우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었다. 하지만 현재 현대증권은 업계 6위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이번 주부터 시작될 정밀실사 과정에서 현대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우발 채무가 드러날 경우 최종 인수 가격이 다소 삭감될 여지는 남아 있다. KB금융은 현대증권과 본입찰에서 현대그룹 측이 제시한 ‘가격조정한도 1%안’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기업 인수합병 거래에서 가격조정한도는 3~5% 수준에서 설정되는 가운데 KB금융 측은 1%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해외 부동산 PF 투자 등으로 약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우발 채무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향후 KB금융의 재무적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 “가격 다소 높지만 괜찮다” 평가

게다가 신용평가사들 등 시장 전문가들은 인수 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인수금액 1조1000억 원을 외부에서 차입할 경우 KB금융의 부채비율은 9.8%(2015년 말 기준)에서 15.8%로 상승한다. 이는 20~30% 안팎인 신한·농협·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 부채비율보다 낮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수입배당금, KB금융의 지급배당금 규모를 고려하면 외부조달규모는 2000억 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며 "경쟁사보다 부채비율도 낮아 인수자금 차입으로 인한 자금부담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30%를 가정했을 때 이번 인수 후 1조3000억 원 가량의 출자 여력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고가매입에 따른 문제를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순히 보면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현재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0.49배인 자사주 매입 시 실제 매입 PBR은 1배 안팎이 될 것"이라며 "대우증권이 지분 43%가 PBR 1.3배에 매각된 것과 비교하면 초기 지분 매입 22.56%를 두고 고가 매입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CIB 복합점포 개설 등 시너지 낼 것"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구조 변동성 완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지주는 자산의 88.2%를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등 은행 실적에 따라 수익성이 큰 편차를 보이면서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대증권 22.56%를 인수할 경우 은행 의존도는 자산 기준 62.9%로 낮아져 주요 금융지주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은행 네트워크와 증권 자산관리서비스 연계 등에 인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은 무엇보다 복합점포 확대를 통해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증권사(KB투자증권·현대증권) 간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에 따르면 복합점포를 통해 KB투자증권이 KB국민은행으로부터 소개받은 고객의 자산규모는 지난 2014년 말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조원까지 확대됐다.

KB금융은 현재 16곳인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늘려 은행 채널을 통한 현대증권 온라인 계좌 유치, 은행 신탁을 통한 현대증권 파생결합증권(ELS·DLS) 판매 확대, 현대증권을 통한 KB자산운용 펀드 확대 등의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증권의 주식발행시장(ECM),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KB투자증권의 채권발행시장(DCM), 구조화 금융 역량을 결합해 투자은행(IB)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KB금융은 주요 산업단지 내 기업투자금융(CIB) 복합점포를 개설해 중소, 중견기업 자문 강화를 통한 CIB 영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KB금융의 중소기업 고객에게 현대증권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B금융 그룹차원의 인수금융 강화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 짓게 되면 복합점포 수를 더욱 늘려 은행과 증권의 연계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며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편리성과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KB금융은 최종 가격협상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올 상반기 내 매각대금을 치르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 현대증권 인수로 자산규모 1위 탈환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설 발판이 마련됐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인수로 KB금융의 총자산은 380조원으로 불어나 신한금융을 뛰어 넘어 자산규모 1위로 도약하게 된다.

기존 증권계열사인 KB투자증권과의 전체 자산 규모도 3조9000억 원대로 뛰면서 업계 18위에서 3위 증권사로 뛰어오른다.

자산규모 1위에 올라선 KB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은행, 증권, 보험의 삼두마차 체제를 구축해 한국판 BoA메릴린치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KB금융은 “BoA는 2008년 메릴린치를 인수해 그룹 내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의 수익비중을 각각 11%포인트, 22%포인트 끌어올렸다”며 “KB금융도 이처럼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모델을 참조해 한국형 유니버셜 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최근 수년간 KB금융지주는 업계 1위 신한금융의 실적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증권 자회사의 우위를 KB금융이 가져가는 만큼 정말 해볼 만한 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금융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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