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 세종대로 (옛 태평로) 사옥 전경./사진제공=삼성생명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사옥 이전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쳐 7월16일부터 순차적으로 서초사옥에 입주할 계획이다. 평일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해 주말 4~5회에 걸쳐 부서별로 이전하며, 8월 중순까지 입주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초사옥 B동을 쓰고 있는 삼성물산의 건설과 상사 부문 중 건설은 이달 말까지 판교 알파돔 시티로 이사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사옥을 중견 건설사인 부영그룹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본사 이전에 대한 내부 논의를 마무리하고 시기를 구체화 했다.
시기에 대한 큰 그림은 가닥을 잡았지만 부서별 이동 순서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경영지원이나 영업부서가 먼저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내부 인테리어 외에 방화벽과 전산 센터 구축 등에 소요될 시간을 감안했을 때 IT부서가 앞서 입주할 수도 있다.
전략적 경영 목표에 따른 결정이기는 하나 사옥 이전 시 출·퇴근에 영향이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금융당국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단점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 사옥 이전 후 부영그룹이 공실부담을 덜 수 있도록 삼성생명의 영업소나 영업본부가 일정기간 입주해 2~3개 층을 채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 1월 삼성그룹과 부영그룹이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매각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거듭한 과정에서 공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정 기간 임대를 지원해주는 조건(Sale & lease back)도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완공된 세종대로 사옥은 지하5층~지상 25층, 연면적 8만7000㎡ 규모로, 부영의 전 직원이 입주하더라도 1/3을 채우는 규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7월16일이나 23일부터 이전 작업을 시작해 4~5주에 걸쳐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혔다”면서 “다만, 삼성과 부영 간 매매계약 체결 당시 삼성생명 이사 후 공실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물 임차를 바로 빼지 않고 영업점이 일정 기간 입주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조건도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영이 입주해 세종대로 사옥을 모두 채울 수 있다면 인테리어 작업에 소요될 2, 3달 정도면 되겠지만, 부영 전직원은 사옥의 1/3 가량을 채울 수 있는 정도”라며 “때문에 부영이 임차자들을 모으기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차원에서 6개월 정도를 기다려주고 그 기간 내에 공실을 메우지 못하면 일정 기간 동안 삼성생명의 영업점이 입주하는 내용도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사옥 이전이 구체화되면서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등 계열사들의 이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도 서초사옥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화재는 사옥 매각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다소 지체될 가능성도 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