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현 SK텔레콤 대표는 올초 “무한경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 시장, 기술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업(業)의 변화’와 그 목표로 ‘실적의 턴어라운드’를 각각 제시했다. 장 대표의 발언에는 절박함이 묻어있고, ‘생존’을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는 주력인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있고, 정부의 각종 규제로 극심한 성장정체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로 ‘속도경영’에 나서지 않고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SKT는 우선 이동통신 사업에서 개인과 B2B(기업간 거래), 가정, 자동차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SKT는 미디어와 IoT, 생활가치 등 다양한 서비스 융합 전략을 덧입히고, 커넥티드카, 핀테크, 뉴미디어 등 신규 영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협력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SKT는 통신을 넘어 차세대 플랫폼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는 회사로 빠르게 변화한다는 방침이다.
◇ 무선 넘어 유선 ‘5G 핵심기술’ 확보
SKT는 국내 최초로 유선인프라 5G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SKT가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노키아와 자사의 ‘5G 혁신센터’에서 세계 최고 속도인 19.1Gbps 시연에 성공한데 이어 유선 인프라인 ‘코어네트워크’에서도 5G 기술 개발과 시연에 성공한 것. 이로써 SKT는 국내 처음으로 유무선을 아우르는 종단 간 5G 기술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코어네트워크’는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고객 인증, 데이터 전송 등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근간의 일들을 수행한다.
이번에 시연에 성공한 ‘코어네트워크 분산과 재배치’ 기술은 가상화 기술을 통해 물리적인 ‘코어네트워크’를 분리하고 재배치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전국 주요 지역에 별도의 가상의 ‘중앙관제소’를 구축해 해당 지역에서 들어오는 서비스 요청을 바로 처리할 수 있다.
SKT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5G 서비스를 고품질·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코어네트워크의 지능화가 필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전체를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5G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5G 네트워크 아키텍처 최적화와 이를 표준화하기 위한 노키아와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3대 차세대 플랫폼 앞세워 세계무대 진출
SKT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단독 기업관을 마련하고, 차세대 플랫폼 사업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번 행사에서 △생활가치 플랫폼 △미디어 플랫폼 △IoT플랫폼 △5G 기반기술 등 성장 영역의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 MWC에서 SKT가 선보인 생활가치플랫폼은 스마트빔, 펫 케어 플랫폼, 키즈 플랫폼, T전화 등이다. SKT는 1인 미디어부터 전문 방송국까지 다양한 미디어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과 혁신 기술과 IoT 플랫폼-네트워크-서비스까지 완벽한 IoT 에코시스템도 선보이면서 자사의 세계 경쟁력을 입증했다.
SKT는 차세대 플랫폼 서비스 대부분을 해외 사업자와 즉시 협력·수출 가능한 모델로 업그레이드하고, 2000개 기업을 초청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SKT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펼치고 있는 신성장동력 사업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SKT는 합병 후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한다.
◇ CJ헬로비전 합병, 방송·통신 융복합 추진
최근 SKT가 제시한 합병 후 청사진은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미디어플랫폼 산업의 동반 성장 구조를 만들고 독립제작사 전문 채널의 개국과 음성·핀테크를 접목한 융합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등이다.
CJ헬로비전 합병 이후 미디어 플랫폼 사업의 주체가 되는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플랫폼 확대와 콘텐츠 지원 강화 △뉴미디어 플랫폼 연계 신기술 생태계 구축 △고품질 영상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3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SKT가 미디어 산업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업계는 진단했다.
우선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육성과 수익 재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독립 제작사 전문 채널의 개국·운영을 지원하고, 전문 채널의 활성화에 기여해 콘텐츠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 이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뒤진 케이블 방송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고품질 영상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50% 수준인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을 5년 안에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초고화질텔레비전(UHD)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는 한편, 기가 인터넷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동현 대표는 “앞으로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유지하면서, 신규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제고 노력을 통해 실적부문에서 올해 턴어라운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