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탁형 ISA 업권별 가입현황, 자료 : 금융투자협회
“저희가 운영하는 ISA계좌에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편입될 예정이에요. 아직은 가입할 수 없습니다. KB저축은행, NH농협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IBK저축은행의 상품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아직 언제 편입될지는 모르겠어요.” -신한은행 ISA 상담 창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지난 14일 오픈한 이후 이틀간 43만명이 가입하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은행을 통해 가입하는 비중이 96%에 달하고, 신탁형 상품에 대부분 가입금액이 몰리는 등 은행과 신탁형 ISA 가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이 같은 ISA 가입 열풍 속에서 ‘방청객’으로 전락했다. 우리은행 ISA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은행들의 ISA 예금상품 리스트에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없다. 신한은행이 향후 4개 저축은행들과 정기예금 상품 편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편입될지 모른다. 우리은행 역시 총 25개의 저축은행 예금상품이 편입된다고 밝힌 것과 달리, 현재 가입이 가능한 것은 5개(JT·SBI·OK·예가람·세람저축은행)에 불과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ISA에서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초라한 시작이다. 지난주 저축은행들은 ISA 편입 상품 리스트 구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제휴 금융기관으로 인식됐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해서다. 당시 시중은행들은 저축은행들과 제휴를 맺기 위해 혈안이었고, 신한금융투자·현대증권 등 증권사들도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자신들의 ISA에 포함시키기 위한 제휴 확대 행보를 펼쳤다.
저축은행들도 ISA 등장 이후 자금 쏠림 현상을 우려, 각 저축은행별 연간 가입 한도까지 설정했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인해 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쏠려 향후 만기 도래시 대량의 자금 인출에 따른 유동성 저하를 방지책이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ISA를 제외하고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편입되지 않은 시중은행의 ISA에서는 이 같은 방지책은 쓸모가 없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중은행·증권사 ISA 참여에 있어서는 저축은행들이 갑의 입장이었다”며 “당시 업계에서는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연간 가입한도까지 설정하는 등 ISA 가입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기대했으나, 현재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한 ISA는 우리은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외적 이미지상 ISA 편입 예금 리스트에 저축은행 상품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향후에도 관련 상품을 포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