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정수남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가 최근 각각 발표한 ‘2015년 자동차 산업 현황’에 따르면 국내외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모두 182만3606대를 팔아 전년보다 10.5% 판매가 늘었다.
이중 국산차 5사는 같은 기간 157만9706대를 팔아 전년보다 8.7%(12만5843대) 상승에 그쳤으나, 국내 진출한 23개 수입차 브랜드는 24만3900대를 팔아 24.2% 판매가 급증했다.
수입차 선전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유럽산 차와 미국산 차 가격이 낮아진 데다, 이들 브랜드가 다양한 차급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들여오고 판촉활동도 강화한데 따른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배기가스 사태 이후 최고 2000만원에 육박하는 할인행사를 펼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이로 인해 국내 1위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내수에서 71만4121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MS)이 3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1.3%)보다 2.3%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앞서 현대차의 내수 MS는 2000년대 평균 50%에 육박했으나, 2010년대 들어 수입차가 강세를 보이자 42.4%, 43.3%, 41.6%, 41.3%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아차의 내수 MS는 지난해 28.9%로 전년보다 0.9% 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내수 MS는 2014년 69.3%에서 지난해 67.9% 2년 연속 70%를 넘지 못햇다.
국내 마이너 업체들의 선방도 현대기아차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쌍용차의 경우 지난해 1월과 7월 티볼리 가솔린과 디젤을 출시, 이를 앞세워 지난해 모두 99664대를 팔아 전년보다 44.4%(3만628대) 판매가 급증했다. MS도 이 기간 4.1%에서 5.4%로 뛰었다.
르노삼성도 같은 기간 내수 MS가 4.8%에서 4.3%로 다소 하락했으나, 선전했다는 게 업계 평이다.
현대차는 1월 친환경 차량 아이오닉을, 기아차는 K7을 선보이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자사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사업을 강화하고 수입차에 맞선다는 복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다양하 신차와 고급브랜드를 앞세워 내수 시장 수성에 나섰다”면서도 “올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5년 차를 맞아 관세가 사라지면서 유럽브랜드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수입차 판매중 BMW(4만7877대, 20%), 벤츠(4만6994대,19.2%), 폭스바겐(3만5778대, 15%), 아우디(3만2538대, 13%) 등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67.2%로 전년 수준(68%) 유지했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