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7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 중 하나로 '유병자'들의 보험 활용도를 높이면서 가입은 쉽게 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으로 고협압 당뇨병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보유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23%인 1182만7000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의 보험 활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들은 만성질환 때문에 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가입되더라도 '특정 질병은 보장하지 않는다'는 제한된 조건을 감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또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기존 상품도 대부분 보장 내용이 암·사망에 그쳐 여러 질환에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유병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질병에 대해 사망, 치료·입원·수술 등을 보장하면서도 가입 전 보험사에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사항은 크게 줄여 가입을 쉽게 한 이른바 '신(新) 유병자전용보험' 개발·출시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해상 등 4개 보험사가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팔고 있지만 이를 다른 보험사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을 통해 축적·가공한 '유병자 질병 통계'를 이달 중 보험업계에 제공하기로 했다.
보험사에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하는 사항은 일반보험이 18개 항목인데 신 유병자전용보험에서는 6개로 줄어든다.
'최근 5년 내 입원·수술 여부'를 알려야 하던 것은 '최근 2년 내'로 완화되고 '5년 내 암 등 10개 질병 발생 여부'는 '암' 1개 질병으로 약화된다. 이와 함께 새 유병자전용보험에서는 최근 3개월 이내 통원·투약 여부를 계약 전에 알릴 필요가 없다. 이 밖에 일반 보험에서는 보통 가입 제한 연령이 60세 정도지만 새 유병자전용보험에서는 75세로 높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보험사들의 신 유병자전용보험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가 일반 보험의 1.5~2배 수준이어서 보험사가 건강한 일반인에게 신 유병자전용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일이 없도록 감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