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양적완화 카드를 언급한 것은 그만큼 경기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ECB는 최근 유로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각각 하향조정했다. 최근 미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더불어, 유가하락에 따른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존 7월 인플레이션율은 전년비 0.2%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는 8, 9월 하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로존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하락전환했고, 유로존 M2(총통화량)증가율 대비 가계 신용증가율이나 기업대출 증가율이 미미하다. 실물경기 쪽으로 자금순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로존 경기회복 속도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ECB 추가양적완화 시그널로 유로화는 약세다. 전일 유로존 국채금리가 대부분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약 1% 하락했다. 반면 미 달러는 미 고용지표발표와 9월 미 연준 금리인상 경계감으로 강세로 돌아섰다.
한편 미국, 유로존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유로화 약세, 달러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추후 진행될 FOMC를 앞두고 유로 약세, 달러 강세 이어지겠으며 연말~연초를 기점으로 유로/달러 환율은 전저점인 1.05달러 수준까지 하단을 낮춰갈 것”이라며 “ECB의 추가 양적완화 시사에 이어 연말~연초에는 일본 중앙은행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하거나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중국발 수요둔화와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높고 연초 단행된 양적완화가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비둘기적인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9월 위기설에 휩싸인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