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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mistake)와 불운(unfortune)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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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5-13 20:20 최종수정 : 2015-05-13 20:34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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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mistake)와 불운(unfortune)
8억원에 내놓은 구글을 안 산 것은 실수라기 보다 자신의 투자원칙을 지킨 것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ELS의 위험을 피하려면 객관적 전문가의 도움 받아야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Independ ent)는 홈페이지에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i100”이라는 섹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섹션에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의 제목은 “역사상 최악의 실수 10가지”인데, 익숙한 이름들이 보여서 눈길을 끕니다.

최악의 실수 중 아홉 번째는 영국의 유명 레코드 회사인 「데카」(Decca)가 차지했습니다. 1962년에 데카는 두 밴드를 오디션하고 그 중 하나만 선택해서 계약을 했습니다. 데카와 계약을 한 밴드는 「Brian Poole & The Tremeloes」로 1970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했고, 1967년에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 세 곡이나 올렸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렁저렁 괜찮은 선택이었겠으나 오디션에서 떨어진 리버풀 출신 4인조 밴드가 바로 「비틀즈」였고, 그 후에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스무 곡이나 올려서 데카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습니다. 최악의 실수 중 세 번째는 「구글」(Google) 창업자인 페이지(Larry Page)와 브린(Sergey Brin)이 1999년에 구글을 1백만 달러(약 10.8억원)에 팔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던 사례입니다. 구글의 인수를 거절한 사람은 1990년대 가장 유명한 인터넷 브랜드의 하나였고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Excite」의 CEO 벨(George Bell)이랍니다. 벨이 인수를 거절하자 구글 창업자들은 25%를 깎아서 75만 달러(약 8.1억원)를 제안하였지만 벨이 응하지 않았답니다.

구글의 현재 가치는 3,6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수백 배 수익을 얻을 거래를 놓친 셈이지요. 역사상 최악의 실수 첫 번째의 영예는 조앤 롤링(JK Rowling)의 해리 포터 원고 출판을 거절한 열두 개의 출판사들이 차지했습니다. 롤링이 열세 번째 접촉했던 출판사인 Bloomsbury의 사장이 딸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출판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그의 딸은 여덟 살이었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후 60개 이상의 언어로 출판되었고 롤링은 약 10억 달러(약 1조 800억원)를 벌었다니까 출판사도 한몫 단단히 챙겼겠지요.

데카나 Excite 또는 출판사들이 그 분야에서 나름 전문가들인데도 이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운 것을 보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 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이들은 지명도도 높고 충분한 재원도 확보하고 있어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많았을 것입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도 미래를 예측하며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들은 충분한 재원도 보유하지 못해서 한 번의 실패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심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세계 최저 수준의 저 출산, 여기에 더해 아직은 충분하지 못한 국민연금 등으로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금융거래를 통해서 노후대비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위험이 적은 확정금리 금융상품보다 위험이 높은 투자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현실입니다.

어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년 3월 말 현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잔액이 2013년 말에 비해서 절반 이상(54.2%, 21.6조원) 늘었답니다. ELS는 기초자산인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동되어 투자손익이 결정되는 상품인데, 금융감독원은 ELS의 구조가 복잡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촉구했습니다.

최근에는 기초자산으로 주가지수를 하는 상품이 많아졌는데, 외국 주가지수의 사용도 많아지고 지수를 2개 이상 사용하는 상품도 늘어나고 있어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졌답니다.

그럼에도 저금리 기조 때문인지 무턱대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2012년 이후 ELS 관련 민원이 급증했답니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영국 금융소비자들이 구조화예금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도 답답합니다. 구조화예금은 ELS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예금입니다. 영국 투자자들은 구조화예금 자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지만 구조화예금의 수익구조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몰랐고, 심지어 구조화예금을 이용했던 경험이 있는 투자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반예금의 금리와 구조화예금의 기대수익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도 했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영국에서 구조화예금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답니다.

일반투자자들이 적합한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의 상황을 예상해서 적정한 위험을 감안하고 적당한 기대수익을 노려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아는 것을 적용하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위험이고 “적당”한 기대수익인지는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영국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이전에 투자를 했던 경험이 다음 번 투자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동일한 여건이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많은 투자 경험을 쌓는다면 모르겠지만 생업에 쫓기면서 시간을 쪼개서 투자하는 일반투자자들이 충분한 투자 경험을 쌓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요. 실제 투자 경험도 아니고 금융지식을 쌓아서 이러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더욱 불가능하겠지요. 일반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예를 들어, 은행에서 파니까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직관적인 판단과 주변 사람들 또는 판매 직원에게 묻거나 언론에 소개된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이 ELS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면서 은행에서 판매하는 ELF나 ELD도 ELS를 편입하고 있어 위험하다거나 ELS의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 이런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이러한 현실에 입각해 보면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법은 금융교육을 통해 직관적 내용을 가르치고, 지식을 적용하는 실제 투자는 객관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를 도와줄 객관적 전문가는 이미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에 규정되어 있고 정책당국이 구체적 도입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중입니다. 이제는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끝으로, 데카, Excite, 열두 출판사를 위한 변명입니다. 그들은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런던과 리버풀이 멀리 떨어진 것도 데카가 비틀즈와 계약하지 않은 이유의 하나랍니다. 1999년 이후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구글이 지리멸렬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시 검색 툴은 야후(Yahoo)가 절대적이었으니까요. Bloomsbury 출판사 사장은 단지 딸이 귀여워서 승낙했겠지요. 시대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던 불운(unfortune)이 문제였는데, 행운과 불운은 빛과 그림자라서 빛만을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경험과 지식을 아무리 쌓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지킨 것이지요. 금융교육에서 꼭 다뤄야 할 내용이고 투자에서 꼭 지켜야 할 내용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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