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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은 실효성 있는 추진이 중요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1-28 22:30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사무국장

금융교육은 실효성 있는 추진이 중요
금융교육은 투자의 필요성과 이용방법, 기초적인 개념 전달이 목표

교육의 범위와 내용은 목표에 맞추면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효성

근래에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기에 금융교육이 특히 중요합니다. 금융지식이 높은 사람들이 노후대비를 더 열심히 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교육으로 국민들의 금융지식을 함양하지 않으면 미래에 국가의 복지 재정 수요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거의 전 세계 최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생각하기도 싫은 미래지요. 금융교육을 통해서 현명한 금융소비자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총론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금융교육이 이처럼 중요하기에 각론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먼저, 금융교육의 목표를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규교육과정에는 유치원부터 대학원 박사학위까지의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는데, 각 과정은 목표가 다르고 그에 따라 교육의 범위와 수준도 다릅니다.

금융교육도 목표를 명확히 정해야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필요한 교육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할 수 있지요. 과연 금융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일견, 수많은 금융상품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지식, 즉 금융시장이나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중요하겠지요.

금융지식을 충분하게 갖추게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더라도 끝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어제 모 방송에서 우리나라 대형 마트 중 대표적인 업체의 행태를 심층 보도했습니다. 해당 마트에서 배포한 보도 자료에는 “반값 분유에 이어 OOO(업체 명칭) 기저귀 탄생”이라고 적혀 있답니다.

그 업체는 기저귀가 40% 가량 저렴해서 한 달에 육아 비용 5만 3천원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까지 했답니다. 이런 보도자료 내용이나 홍보내용을 보고 반값 분유와 마찬가지로 반값 기저귀구나 생각했다면 비합리적일까요? 업체의 해명은 그렇답니다. 자신들이 반값이라고 외부에 언급한 적이 없답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했다면 오해라는 것이지요. 업체의 충실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오해를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금융상품도 불완전판매를 고려해야 합니다. 금융회사 판매직원들이 고객의 입장만을 충실하게 고려해서 정확하고 합당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그 정보 중에서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금융지식만 있으면 되겠지만 현실은 다르지요. 많은 판매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리라 믿지만 불완전판매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판매직원들과 상담하면서 끊임없이 표현의 타당성과 정확성을 따져볼 수 있는 국어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앞에서 설명한 기저귀 판매 마트의 보도 자료를 기사화한 어떤 유명 언론매체의 기사 제목이 “반값 분유에 이어 반값 기저귀 출시”였습니다. 기자들도 그리 생각했다는 게지요. 결국 현명한 금융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 외에도 문장의 행간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판매직원과 상담 중에도 부정확한 부분을 골라낼 수 있는 국어실력도 겸비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국어실력의 수준은 적어도 언론매체의 기자들 보다 뛰어나야겠지요.

금융지식과 국어실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중요하게 고려할 문제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금융투자자들이 수많은 금융상품 중에서 올바르게 선택하려면 선택하는 과정 내내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대학교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가 제시한 이스라엘의 가석방 전담판사 여덟 명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석방 심사 시점에 따라 가석방 승인율이 크게 바뀌었답니다. 구체적으로 점심 식사 직전에는 0%까지 떨어졌다가 식사 후엔 65%로 크게 상승했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최고의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판사가 한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가석방 결정을 할 때조차도 일관되게 동일한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금융상품의 종류가 너무나 많고 복잡하다 보니 제대로 선택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야 합니다. 가장 흔한 금융투자 상품인 펀드만 해도 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이 3,000개가 넘으니까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도 먹지도 쉬지도 않고 1개에 10분씩만 살핀다고 해도 20일이 더 걸립니다. 3,000개를 다 살피지 않고 펀드평가회사에서 선정한 우량펀드만 본다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려면 충분한 금융지식과 언론 기자 이상의 국어실력 외에도 가석방 전담 판사보다 높은 집중력까지 갖추어야겠습니다.

과연 금융교육을 통해서 이런 금융소비자를 양성할 수 있을까요? 얼마나 오랜 시간 교육을 시켜야 모든 금융상품을 다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게 할 수 있을까요? 그 교육을 시킨 후에 얼마나 오래 교육을 시켜야 기자들보다 예리한 국어실력을 갖추게 할 수 있을까요? 거기에 가석방 전담 판사들보다 집중력을 높이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 추가 교육을 더 시켜야 할까요?

그 오랜 시간 동안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게다가 금융투자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결정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아는 것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에 다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교육과정 내내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 중에 얼마나 될까요? 교육의 실효성을 위해서 충분히 교육받은 금융소비자만 금융투자 상품을 이용하게 해야 할까요?

필요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금융투자 상품을 이용하지 않아야 할까요? 금융교육의 목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론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달성 불가능해 보입니다.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면 금융교육에 인적·물적 자원을 아무리 많이 투입해 봐야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세 가지 모두 어렵지만 충분한 집중력을 확보하는 것이 특히 불가능하게 보입니다. 여덟 명의 판사가 그런 행태를 보였다면 일반인들에게 아무리 교육을 시킨다고 그 한도를 넘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요.

영국이나 미국, 심지어 세계은행에서도 사람들의 실제 행태를 중시하는 행동경제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도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정책 목표를 찾으려는 노력 아닐까요? 금융교육은 노후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 적합한 금융전문가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와 확인하고 이용하는 방법, 위험과 예상수익의 관계 등 기초적인 금융개념, 간단한 계산능력 등을 알려주고 제고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교육의 범위와 내용은 그 목표에 맞추어 정하면 되겠지요. 금융상품의 선택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금융전문가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금융상품자문업자”와 같이 금융투자자와의 이해상충이 없어야겠지요.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서 금융교육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지만, 금융교육은 실효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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