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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화려한 부활, 은행마다 다를것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01-07 22:35 최종수정 : 2015-01-09 12:24

청양의 해 은행업 낙관 어려운 까닭 즐비
경쟁 우위 통한 차별화로 희비 엇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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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화려한 부활, 은행마다 다를것
지난 4분기 실적이 흑자전환으로 돌아섰다지만 은행들이 시장에서 냉대 받는 이유를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저성장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자와 수수료 인하압력이 거듭되는 상황은 결국 이익증가율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순이익 회복 국면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은행 여신담당자들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 신용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계기업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풀이할 만 하고 가계부채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은 완화되기는커녕 짙어질 개연성마저 큰 상황이다.

그렇지만 금융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따름이다. 2013년 계사년이 저물 무렵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기준 10년 안에 올해 기준으로 9년 안에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부가가치 기준으로 10% 비중을 넘어서도록 이끌겠다고. 당연히 금융산업 활력을 살리고 실물경제지원과 자금중개 역할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가능한 비전인데 특별히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환적 조치들이 있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선 은행권에선 ICT산업 발전에 걸맞은 금융혁신을 선도하고 기술금융 또는 창조금융 등 박근혜 정부 정책 큰 그림을 구현하는 정책 수행에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부가가치 기준 10% 달성을 위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여기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 회계상 이익 1조원 빼고 나면

이런 가운데 은행 수익창출력은 바닥을 기고 있으며 올해라고 크게 나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까지 은행권 당기 순이익은 대손준비금 적립 후 기준으로 5조 4000억원에 그쳤다.

2013년 연간 순이익 3조 8823억원을 보기 좋게 앞지른 규모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는 흑자전환했을 것이라는 전망에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해마다 4분기가 오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고 부실여신을 상각 또는 매각하는 방식으로 떨어내느라 순이익 규모가 뚝 떨어지곤 했는데 흑자전환이라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상당히 밝은 소식이다.

2013년 일부 시중은행이 분기 적자를 내면서 은행 전체적으로 3000억원 적자가 났던 데 비해 지난해 4분기엔 1조원 이상의 흑자를 점치고 있다. 잘만 하면 7조원에 근접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낙관과 긍정으로 일관하기엔 적잖이 석연치가 않다.

일단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법인세 환급요인과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입었던 염가매수차익 효과 등 1회성 이익 요인을 빼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었다. 그 규모만 약 1조원. 4분기에 날 이익규모를 빼고 3분기까지 거둔 순익 규모에서 조금 더 붙여서 평가하는 게 올해 은행권 이익창출 규모라고 보는 게 합당해 보인다.

◇ 글로벌 복합위기 직격탄 09년보다 부진

1회성 이익을 뺀 순이익 규모가 6조원 가까이 이른다고 후하게 평가해 주려 해도 별로 빛이 나지 않는다. 그래봤자 글로벌 복합위기 광풍 직격탄을 맞고 무수익 여신과 부실이 급증하는 바람에 경영실적에 죽을 쒔던 2009년보다 나을 바가 없기 때문이다.

2008년 위기 직후 성적표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상태를 놓고 어떻게 낙관과 긍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2009년 은행 순이익은 6조 9300억원을 남겼다.

위기 수습국면에 접어든 2010~2012년 사이 순이익 평균치를 약 10조원으로 잡는다면 4할에 못미쳤던 것이 6할 수준으로 회복됐다면 충분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2009년 은행들이 갖고 있던 총여신은 고작 1285조 7946억원에 그쳤다. 이 여신 규모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벌어서 7조원 육박하는 순이익을 그것도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고서 거뒀다는 사실을 얕보면 절대 안되기 때문이다.

2013년 은행들 총여신은 1518조 5835억원. 총여신이 18.1% 늘어났는데 이익 내는 것은 비슷한 상황. 단순히 저성장경제로 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손 놓고 있는다면 10년 안에 부가가치 비중 10% 돌파 비전은 초반부터 포기하는 기조인 것이냐는 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 리스크 커진다는데 완충력은 미흡

뿐만이 아니다.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지만 건전성 지표 역시 크게 나아진 게 없이 이익률이 떨어져 있다는 문제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

여신이 늘어나는 만큼 부실여신의 비중 또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말 고정이하여신 즉 부실채권 비율은 1.7%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과연 이 비율을 크게 떨어뜨리기 위한 투자, 바꿔 말해 이익을 덜 내는 대신에 부실정리 노력을 얼마나 많이 기울였을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리 적극적으로 투자했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형편은 올해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새로 발생하는 부실과 엇비슷한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노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실이 날 때를 대비해서 쌓아 두는 대손충당금의 잔액은 2009년 말 당시 22조원 대에서 지난해 9월말 30조 5000억원 대로 크게 늘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덩치(총여신)은 약 233조원 만큼 더 키웠으면서 체력 비축은 9조원이 안된다면 건강지수가 악화됐을 것이라는 추측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계 내부에선 올해 들어 각 경제주체들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은행 여신담당자들은 대기업 신용위험이 가계부분 신용위험에 근접하고 있다고 봤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역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조합들 또한 각 경제주체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는 등 2금융권에서도 신용위험은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신용등급 AAA에 내포된 패러독스

아무리 그런 리스크요인을 들여다 본들 겉보기에 은행들은 국내 그 어떤 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높이 대접받는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은행들에게 부여한 최고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산업전망을 안정적이라고 매겼다.

경기가 부진한데도 자산건전성 지표가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 이자마진이 줄었지만 수익자산 확대에 힘입어 이익 회복세를 띄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실물경제 회복세가 좀체 확인되지 않게 되면 자산 성장성이 정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부진 등에 따라 기업 재무상태가 저하될 우려가 있어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기 쉽지만은 않다는 점 등 우려요인을 완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결론은 긍정과 낙관이 지배한다.

조선, 해운, 건설 등에 이어 철강, 석유화학 업종 위험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정상기업 비중이 더 높다는 점과 소폭이나마 순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신평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있을 수 없다. 결국 다른 비금융기업보다는 아직 양호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 국내 신용등급 수준을 높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달라지는 경쟁구도 핵심 경쟁우위

한 신평사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자회사로 편입한 BS금융그룹과 JB금융그룹이 시장점유율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시중은행 시장점유율은 줄어든 반면 지방은행들의 약진이 거듭됐다는 점을 중시한 판단이다.

하나금융이 밀어붙이고 있는 하나-외환 은행통합 역시 동일인 여신한도 등의 요인에서 다른 은행들에게 일정한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누가 더 고객관계 심화에 성공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우량고객을 늘릴 것인지에 대한 기대치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대접 또한 차별화가 이뤄질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최선호주 단골 상장사였던 곳이 빠지는 대신 기업은행이 최근 들어 최선호주로 떠오른 변화는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상징한다. 하락 장세에서도 은행업 지수보다 덜 빠지고 굳건히 버티는 은행권 상장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어서 향후 은행권 실적 및 평판 차별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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