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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일본경제를 따라가는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2-21 21:14 최종수정 : 2014-12-21 23:42

IBK투자증권 윤영교 이코노미스트

한국경제는 일본경제를 따라가는가?
일본 인구 고령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잠재 성장률 둔화

경기둔화 소극적 대응, 금리뿐아니라 재정정책 카드 충분

지난 3분기 일본 GDP가 2분기에 이어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아베노믹스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 있었던 조기 총선에서 자민당과 연립 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아베 총리가 일본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아내기는 했으나 그 결과가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론이 바탕이 됐다고 하기는 어렵다. 총선 결과에는 경제 이슈뿐 아니라 사회·정치적 이슈도 모두 반영되기 때문이다.

◇ 아베노믹스 효과 미지근, 우리나라 초이노믹스 경기부양 효과 의문

아베노믹스가 무너지면서 이와 유사한 정책이라고 알려진 초이노믹스도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은 최근 들어 특히 심화된 한국 경제 둔화의 원인을 일본에서 찾으려고 하는 듯하다.

실제로 한국경제가 일본경제처럼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견해는 설득력이 없지 않다.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20여년 정도의 격차를 두고 일본과 아주 유사한 패턴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구고령화가 진행된다. 인구고령화는 생산성 하락을 의미하고 잠재성장률은 떨어진다. 이 과정은 교과서처럼 정해져 있는 패턴에 가깝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교과서처럼 정해져 있는 패턴이기 때문에 한국은 일본처럼 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일본도 앞서 경제성장을 이룩한 독일 같은 유럽국가들과 20년 정도 시차를 두고 성장률이 떨어졌다. 그런데 지금 일본 경제가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전철을 밟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본 경제가 몰락한 과정을 한번 되새겨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 경제는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기점으로 30년 장기 침체에 들어간다. 그런데 사실 진짜 원인은 플라자 합의 뒤에 있었다.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급격하게 절상되자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은 금리 인하로 대처한다. 물론 자국 통화가 절상되면 수출이 악화되기 때문에 금리 인하로 대처하는 것은 모범답안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한 것은 당시 일본 기업 경쟁력이 너무 좋았다는 점이다. 엔 절상에도 일본 수출은 꾸준히 유지됐다.

◇ 플라자 합의 금리인하로 대응, 일본경제 몰락의 불씨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자 은행은 여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가와 땅값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버블을 양산했다. 당황한 일본은행은 이번에는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한다. 금리 인하에서 인상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당연히 버블은 급격하게 붕괴했고 악성채무는 늘어났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져든다.

결국 일본 경제가 몰락한 원인은 엄밀히 따지자면 플라자 합의가 아닌 플라자 합의에 대한 대응이었다. 변호를 좀 해주자면 정치적 합의에 의해 자국통화가 강제로 절상 당한, 다소 비정상적인 가까운 선례가 없어 대응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정정책이 주(主)이고 금융정책이 종(從)인 초이노믹스와는 달리 아베노믹스는 금융정책이 주(主), 재정정책을 종(從)으로 채택하고 있다. 제로금리 상황에서 금융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환율 밖에 없다. 이는 아베노믹스의 분명한 한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다르다. 지금 한국경제가 불안한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와 대외불확실성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구고령화, 고용문제 등)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도 하지만 일본이 겪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동안 한국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금리정책은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재정정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일본이라는 아주 좋은 교과서를 옆에 두고 있다. 충분히 참고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가 독일이나 미국과 같이 성숙한 저성장 국면에 들어갈지, 일본같이 끊임없이 흔들리 불안한 저성장 국면에 들어갈지는 이제 선택의 문제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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