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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국내은행 생존 전략은?] 우물안 국내은행 ‘전문성·전략 높여라’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12-14 21:37

해외 유수 유니버셜뱅크 예대 외 이익에 약점
국내에선 예대이익+수수료 이익창출 노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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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국내은행 생존 전략은?]  우물안 국내은행 ‘전문성·전략 높여라’
금융정책과 감독 등 외부 여건과 인프라가 불비하긴 하지만 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산업이 생존하려면 자체 역량을 기르는 일이 긴요하다는 뼈 아픈 지적이 다시 나왔다.

그렇다고 정부와 감독당국을 겨냥한 회초리가 거두어질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대한민국 금융산업 위기 진단에서 기구상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 역할상 금융정책부터 감독정책 및 집행까지 수직계열화 돼 있는 감독시스템의 기본 질서에 대한 비판은 다시 가열되는 양상이다. 2014년 갑오년 세밑 2015년 이후 생존력이라도 갖춰서 지금 봉착해 있는 위기극복에 필요한 최소 조건을 손 꼽는 민간 전문가들의 지적은 진지했다.

지난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동계 정책심포지엄에서 제시된 내용을 중심으로 감독시스템의 경우 앞서 8일 같은 곳에서 열린 글로벌금융학회-금융연구원 공동 학술대회 지적내용을 엮어서 조명해 본다.

◇ 해외 은행 절치부심 다시 뜨는데

“금융 전문성과 전문인력 확보 없이 핵심 수익성을 담보할 전통적 중개이익 확충은 불가능하다.”

‘한국은행산업의 도전’을 주제로 한 연구결과로 제시한 해법 가운데 금융계가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으로 요약하자면 이 한 줄로 족해 보인다.

이 작업은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숭실대)·박래수(숙명여대)·김범(숭실대) 등 세 명의 교수가 수행했다. 2008년 글로벌 복합위기에 큰 타격을 입었던 유니버셜뱅킹을 포함한 해외 유수 상업은행들이 다양한 전략 모색과 경쟁력 돌보기에 집중한 덕에 위기국면에서 씩씩하게 탈출했을 뿐 아니라 다시 활달한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연구자들은 살폈다.

주요 상업은행들은 2008년 위기 이후에도 총자산을 꾸준히 늘렸고 최근에는 2004년보다 2배 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알렸다. 당기순이익 또한 위기 여파로 잠시 주춤거렸지만 이내 회복해 이 역시 2004년의 2배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전했다. 물론 주요 상업은행 역시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위기 이후 급감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럼에도 판관비용률(CIR)을 일정수준 유지하면서 핵심이익 성장에 성공한 것이 국내은행과 크게 다른 점이라는 것이다.

◇ 예대 이자이익 말고는 취약한 국내은행

또 하나 외국 유수 상업은행들은 예대이자이익의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위기 당시 급감했던 기타이자이익 면에서 큰 폭 회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예대업무가 아닌 영역에서 이자이익이 위기 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된 점은 예대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에겐 마냥 부러운 일로 풀이된다. 당기순익 면에서 2008 위기 직전인 2007년 최고수준을 찍고 위기 이후 2011년 선전을 펼친 것을 빼면 1997년 외환위기 터널을 겨우 벗어난 2001년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판매관리비를 감안한 구조적이익 증가세가 더디고 비이자이익 수준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한계점을 집중 거론했다. 기타이자이익과 더불어 비예대업무 이익을 뜻하는 기타중개이익 등에서 취약하거나 아예 부정적 실적이 발견되고 있는 약점 또한 정면 주시했다. 기타이자이익은 2004년 이후 해마다 손실을 냈고 기타중개이익도 2011년을 빼면 큰 폭 적자 아니면 다른 흑자를 갉아 먹는 추이였다는 것이다.

◇ 보수적 상업은행 실적 위기 후 더욱 견조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으로는 예대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전통적중개이익은 해외은행보다 낫다는 점이다. 비예대 이자이익을 비롯해 트레이딩 등 기타이자이익이 죽을 쑤고 있는 고질적 문제. 즉, 국내 금융산업 침체가 두드러진 원인 치유를 모색하게 되는 이유로 삼았다. 겸업화 이슈와 관련해서는 상업은행을 지향하는 유니버셜뱅크와 보수적 상업은행 간 경영성과 비교 작업을 병행해 눈길을 끌었다.

상업은행을 지향하는 유니버셜뱅크는 대출심사력과 예금조달력을 앞세워 예대이자이익 면에선 우수한 반면에 기타이자이익 창출력이 위기 이후 감소하는 약점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보수적 상업은행은 전통적 중개이익률 뿐 아니라 기타중개이익률에서도 지속적으로 유니버셜뱅크를 초과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겸업화를 통한 유니버셜뱅킹으로 전환한 결과 기타이자이익과 기타중개이익 열세를 띨 수 있다는 것이다.

◇ 수수료 이익으로 예대한계 보완 승부 걸어라

실제 국내은행은 예대이자이익률마저 해외은행보다 낮은 가운데 기타이자아익과 수수료이익률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국내은행 생존전략으로 “전통적 예대업무에 집중하면서 수수료 업무를 통해 예대업무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전문인력 확보·양성과 기술투자는 필수라는 것이다. “수수료이익에 대한 시각을 기존 비이자이익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전통적 중개기능의 진화된 형태로 새롭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도 내놓았다.

유니버셜뱅크 성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 결과에 힘입어 은행지주사 제도 큰 틀은 유지하되 은행의 수수료 업무개발과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같은 주장은 결과적으로 개별 수수료 수준까지 일일이 통제하고 있는 국내 감독당국의 정책 변화 주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당국에 대해서는 “은행의 전략/가격/상품 선택 폭 확대, 그리고 금융시장 진입규제 완화 및 퇴출제도 강화로 시장경쟁을 활성화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 어긋난 감독행태 금융산업 위기 도움 안돼

앞서 윤석헌 교수는 글로벌금융학회와 금융연구원 학술대회에서 ‘한국 금융감독 실효성 제고’ 주제발표를 통해 금융산업 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비판을 가한 바 있다. 금융감독을 금융정책의 수단 또는 행정체계 일부로만 취급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다시 불을 지폈다. 각종 금융사고와 대규모 소비자피해를 막지 못한데다 저성장 경제로 접어들면서 수익성 등 금융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과 어긋난 감독행태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들춰 낸 것이다.

윤 교수는 “정보의 비대칭성, 부적절한 규제, 어긋난 감독정책 등으로 위험 확대 내지 금융소비자 피해를 초래했다”고 다시 지적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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