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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넘어서야 위안화허브 도약 가능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1-16 20:25

해외수요 못 끌고 ‘국내끼리 제로섬’ 피해야
싼 자금 확보 홍콩에 없는 서비스 필수 요건

한·중 두 나라 정부 호흡이 척척 들어맞은 덕분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 조성과 관련한 제도적 여건과 기본 요건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지만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홍콩 못지 않은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위안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국내 금융사끼리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는 꼴불견을 방지해야 할 뿐 아니라 너른 시야 먼 미래를 내다보는 상품개발, 자산운용, 연구조사 등의 역량을 기르고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금융인들조차 중국과 교역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무역결제를 통해 적지 않은 위안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과 달리 마냥 저절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듣는 이를 긴장케 한다.

◇ 개점 휴업 전락 피하기 만만찮아

제도가 잘 정비 돼 있다고 해서 수요와 공급을 잇대어 줄 시장참여자들이 부족하거나 시스템이 삐걱거리게 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해소되지 않았다. 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위원은 16일 내놓은 ‘원-위안 직거래 체제의 리스크 점검’보고서를 통해 세 가지 난관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그는 “해외 위안화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국내)업체들끼리 제로섬 게임을 벌”이게 되는 꼴을 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마련하고 있는 제도부터가 중국과 홍콩이 열어 놓은 시장을 모델 삼고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홍콩을 베끼는 걸로는 경쟁력이 생길 리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수요를 위안화 거래에 일부 돌리는 것에 그친다면 그 또한 아무 실익이 없으며 오히려 시스템 구축과 인력 육성 하느라 손실을 입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해외 위안화 금융수요를 끌어오는 역량은 수익을 내기 위한 절대 필수조건임을 명심하자는 이야기다. 둘째로는 역외 위안화 시장이나 청산은행을 통해 확보하는 위안화가 많아서는 안된다고 가리켰다. 무역결제를 통해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싸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다만 수출입기업들은 결제의 안정성과 환전수수료 같은 비용이 싸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입기업이 확보한 위안화를 고수익 투자로 연결하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우려다. 기업인에게 익숙한 달러 대신 결제 비중을 늘려서 위안화가 시장에 많이 유입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 과열 경쟁 방지, 홍콩과 차별화 절실

셋째로 중국이 부여한 RQFII 800억 위안 한도가 여러 금융기관에 배정된 이후 초반부터 엇비슷한 상품과 서비스 수준으로 출혈경쟁에 나설 가능성을 걱정했다. 성장률과 금리 모든 면에서 높은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매력적이지만 투자수요가 한정된 상태에서 고객 확보에 열 올리다 보면 너무 낮은 수수료로 유치 경쟁을 펼 가능성이 다분히 높기 때문이다. 나아가 가장 어려운 과제로는 홍콩시장과 차별화를 꼽았다.

위안화 금융서비스를 훨씬 오래 전에 시작했던 홍콩과 같은 서비스를 내놓았다가는 망하기 알맞다는 이야기다. 중국 정부가 또 다른 위안화 역외 허브 육성에 관심이 있는 만큼 홍콩에는 없는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 위원은 “RQFII 외에 추가로 중국 금융기관의 위안화 해외차입 시장으로 한국을 지정해 줘서 인가 받은 금융회사들이 계정을 관리할 수 있게 하거나 거꾸로 위안화를 들고 와서 해외 금융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한국을 지정해 주는” 방안이 생각해 볼만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살폈다.

◇ 싼 자금 확보 장기발전 꾀해야

따라서 그는 싼 값에 많은 위안화를 확보하려는 노력부터 힘 써야 할 것이라고 권고 했다. 청산은행으로 지정된 교통은행이 더 싼 금리로 제공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하거나 원-위안 스왑 금리를 낮추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15년 초로 예상되는 금융상품 출시 가능 시기에 경쟁적 동시 출시에 매달리는 것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상품개발, 자산운용역량, 연구조사, 신용평가 등 전반에 걸친 경험과 역량을 쌓고 활성화하는 지혜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위안화 상품과 서비스는 국내 투자자가 아니라 해외 투자 수요 충족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감독당국 또한 독자적 서비스 제공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해외 투자자 공략에 앞선 금융사에게 적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뒷받침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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