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의 현지화 수준 평가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처사는 국제화와 해외진출을 강화해 은행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 공염불에 불과한 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일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준닫기
김기준기사 모아보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해외 점포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 해외영업점들은 현지 토착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전히 국내기업이나 교포들을 상대로 손쉬운 영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현지화 등급 2008년 후 제자리
김 의원은 2008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현지 밀착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현지화지표 평가’를 살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발표한 평가등급 추이를 최근까지 비교·분석해봤더니 내용적으로는 전혀 개선된 것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평가제도는 해외영업점들이 현지 은행들과 경쟁하면서 현지 시장에서 영업기반을 얼마나 넓혔는지 따지는 게 핵심이다. 금감원은 국내 지점을 그냥 해외에 옮겨 놓은 것처럼 영업을 하는 행태가 반복되자 개선하겠다는 이유를 앞세워 도입했지만 별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정기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영업점들의 현지화지표 평가결과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평가를 시작한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2012년 등급 반짝 상승 실상과 달라”
김의원은 2008년에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이었는데 2011년까지 계속 개선되지 않고 있다가 2012년에 와서 2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던 것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2013년 상반기에도 변동 없이 같은 2등급으로 이어진 것을 놓고 “겉으로 보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약간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금융감독원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2년 9월에 금융감독원은 ‘현지화 평가의 변별력을 제고하고 초국적화지수 적용기준을 현실화한다’는 이유를 앞세워 일부 평가지표의 등급구간을 조정했는데 평가기준을 완화한 조치라고 그는 지적했다. 같은 해 평가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것은 현지토착화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기준 완화에 따란 반사효과라는 주장인 셈이다.
◇ 토착화 진척 없는 건 당국 책임
평가기준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등급이 상향되지 않았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현지화지표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평가결과가 개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
평가기간 중에 금융감독원이 등급 개선을 위해 한 노력이라고는 “은행이 해외영업점을 평가할 때 현지화 추진실적을 적극 반영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한 것이 전부였다. 어떠한 강제성이나 페널티도 없었다. 금융당국이 틈만 나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내놓은 대책들 대부분이 허울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금융당국이 현지화에 대해 정말로 의지가 있었다면 이렇게 형식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 “금감원 현지화평가 또 완화” 질타
금융감독원은 그것도 부족해서 앞으로 현지화지표 평가 제도를 은행들과 공동으로 재점검해서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또 한 번의 평가기준 완화가 예상된다. 물론 등급도 오를 것이다. 아니면 떨어지는 등급을 붙잡아 주는 용도일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김기준 의원은 “여전히 해외영업점들은 교포들을 상대로 손쉬운 영업을 하고 있을 뿐, 글로벌 경쟁력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감독당국이 이를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해외 현지화 의지가 부족한 때문인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로 이어지고 있어 최종 실상 확인 결과가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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