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회사의 리스크를 보험사 지급여력에 반영하는 연결방식 RBC제도가 내년에 시행된다. 회계기준과 마찬가지로 자본에서도 모회사, 자회사를 연계하는 방안이다. 이는 자회사의 리스크를 반영하지 못하는 RBC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험사가 고위험 펀드 등에 투자를 과하게 하거나 자회사를 통해 위험투자를 할 경우, 부실이 모회사로 전가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산출한 결과, 제도 시행시 업계 전체적으로 RBC비율이 약 4.4%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자회사를 갖고 있거나 자회사의 요구자본이 많은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졌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자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평가손익에 따라 모회사 RBC비율이 연동될 것”이라며 “수익이 나면 올라가고 손실이 나면 내려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뭔가 앞뒤에 안 맞는 건전성 강화-투자규제 완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자산운용의 운신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이 자본에 반영되는 만큼 위험가중치가 낮은 저수익 자산위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어서다. 문제는 연결방식 RBC제도가 기존의 자회사 투자규제 완화기조와 상충된다는 점이다.
불과 얼마 전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회사에 대한 자산운용 규제를 완화해 창업·벤처투자를 활성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올 초에는 벤처캐피탈이나 중소기업 창업투자시 자회사 인식요건을 지분 15%에서 30%로 늘린 보험업감독규정 개정규정이 신설됐다.
이는 투자조합의 지분이 일정비율을 넘으면 회계기준상 자회사로 인식되는 바람에 자회사 운용규제에 항상 걸렸기 때문이다. 자회사 인식요건을 완화하고 운용규제 예외 자회사에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을 포함토록 한 것은 대형 기관투자가인 보험사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난관은 RBC제도다. 벤처캐피탈, 신기술, 창업펀드는 지분형태로 투자하는 분야인데 RBC에 위험가중치가 높게 적용된다. 투자초기에는 평가손실 가능성이 높아 RBC비율이 떨어져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 따라서 보험업계와 벤처캐피탈 업계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RBC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 측은 “벤처·신기술·창업투자 등을 위해 RBC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자본확충 여력 확보 위해 조율 필요
금융당국이 발표한 재무건전성 종합로드맵은 전반적으로 자본규제를 강화하는 국제적 추세에 맞춘 내용이다. 오는 2018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Ⅱ) 도입과 지급여력제도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솔벤시2(SolvencyⅡ)로 넘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 목표다. 결론은 자본확충이다.
오랜 저금리기조로 운용수익 한계에 부딪힌 보험사로서는 자본확충 여력을 위해서라도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현 정권이 추진 중인 벤처·신기술·창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의 투자를 추진할 필요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자산운용수익 제고의 정책기조가 혼동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험사 수익성이 개선되어야 자본확충 여력이 확보되는 만큼 전체적인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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