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과 저성장 기조로 인한 신계약 감소 및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만큼 표준이율 인하에 따라 예정이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저금리 상황에서 역마진 위험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보험료 인상 및 자율화 카드’를 내건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에 따라 표준이율이 인하되면 금리부담에 따른 장기적인 안정성 측면에서 예정이율을 인하해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표준이율을 연 3.75%에서 3.5%로 인하했음에도 보험업계에 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것을 당부해 예정이율을 조정하지 못했다. 전반적인 보험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증가를 우려한 조치였지만 보험업계는 이러한 가격규제 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규제 및 저금리로 인해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어 예정이율 인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에서는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2001년 가격자율화가 이루어졌지만 실손보험 등과 함께 다수의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손해율이 높아도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는 등 가격규제가 있어왔다. 따라서 실질적인 ‘가격자율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지속적인 손해율 악화를 기록하고 있어 손보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RBC하락 등 전반적인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무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도 이루어졌다. 현재 당국은 국제적 정합성 제고를 위해 RBC제도 신뢰수준 상향조정 및 정성평가와 부채시가평가를 포함한 로드맵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시행이 계획된 IFRS4 2단계 적용을 위해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제도(LAT) 개선, 금리리스크 대비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업계는 2018년 시행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RBC 신뢰수준 역시 금리 및 신용리스크 반영 시기를 늦춰달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보험대리점(GA)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및 민원발생평가 방법에 대한 개선요구도 나왔다.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권과 달리 보험은 보험금 지금과 관련해 불만이 집중될 수 있고, 특히 보장성보험을 주로 파는 회사들의 민원이 많이 발생할 수 있어 단순히 규모 및 건수대비로 민원건수를 산정하는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의 구두규제와 같은 숨은 규제를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자료요청이나 관리를 위한 지시를 문서에 근거하지 않고 전화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서류화하는 한편 과도한 자료요청 등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한편 인구고령화에 따라 보험사가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공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함께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진출 활성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보험사 CEO는 “저금리, 저성장으로 인한 업계의 현실과 이에 따른 굵직한 내용들의 규제완화 건의가 이루어졌으며 당국에서도 업계의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는 분위기 였다”며, “6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신 위원장이 규제완화 추진과 더불어 내부통제 강화 기치를 내걸은데다, 회의 중에도 일부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져 내달 발표될 종합대책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