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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뢰 추락, 통렬한 반성 후 수습하라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5-07 22:46

오랜 기간 축적 부정적 인식 성찰 쏟아져
“김종준 행장 징계 집착 말라” 주장 눈길

최근 금융권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따끔한 지적들이 한 자리에서 쏟아졌다. 단기 실적에 목을 매는 ‘푸쉬 영업’이 도마에 오르는가 하면 직원들의 주인의식 상실, 낙하산 인사, 과도한 경쟁 등 금융권에 산적한 많은 문제들이 고객들의 신뢰 추락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통렬한 자성 후에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외환위기 이후 상업성이 강조된 금융사들이 공공성을 조화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처방도 함께 제시됐다. 이 같은 반성과 진단의 자리가 7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YWCA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신뢰하락:원인과 대응방안’세미나에서 이뤄졌다.

◇ 상업성 낮추고 공공성 강화하고

발표자로 나선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외환위기로 부실 금융회사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역사가 있고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공공성이 더욱 강조됐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상업성을 띠며 사적이익을 추구하자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대됐다”며 “게다가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가 더해지며 사회 전반적으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로 금융사고 방지 노력과 금융회사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신뢰추락은 곧 금융의 공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금융사 임직원은 금융회사가 사기업이지만 공공성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단기 성과주의 억제 등 금융사의 지나친 상업성 추구를 억제하고 공익성을 조화시키는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내수 위주인 국내 금융사들에는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정책당국에는 금융사들의 불법·불공정행위의 적발 및 처벌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통한 금융산업의 신뢰를, 금융소비자들에겐 금융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원장의 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 참여한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각종 금융사고 이후 금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보인 나몰라라식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사후 수습은 하지 않고 법대로 하라는 식으로 방치해 신뢰가 더욱 하락했다”며 “금융사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갑’ 행세를 하려한다. 관치금융의 폐해”라고 덧붙였다.

또한 금융사들의 진실성 상실 문제를 언급하며 이들의 ‘꼼수’를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들이 사고를 줄이겠다는 대의명분으로 건수 할증을 적용하는데 소비자들은 보험료를 올리려는 편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호도하는 행위가 금융사 전체적으로 횡행하니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불투명한 정보공개와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도 금융사들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와 진실성 하락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진정한 신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 조언했다.

◇ 국민소득 성장에 금융업 나서야

“금융소비자들의 입장에선 수수료가 비싸다”라고 지적한 조 대표와 달리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 은행 수익의 90% 정도가 이자”라며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텐데 수수료 올린다고하면 언론에서 먼저 난리가 난다.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소장은 “국민소득 3만, 4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금융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며 “국민소득의 성장을 위해선 제조업과 함께 서비스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GDP 대비 서비스업의 비율은 53% 정도지만 GDP 대비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몇 년째 7%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금융업의 이를 높이기 위해선 금융업의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사에 대한 신뢰하락의 이유에 대해 최 소장은 오버뱅킹 문제를 지적하고 사거리의 코너 마다 각기 다른 은행이 자리한 ‘상계동 은행사거리’의 예시를 들며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은행이 몰려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금융사들이 일부 VIP 손님의 대리인 역할에 나서는 것도 그가 지적한 원인 중 하나였다. “금융사들이 일자리 창출, 서민주택, 노인빈곤 같은 고질적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계 기능을 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에 적극 참여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최 소장은 주장했다.

◇ 직원들의 주인의식 결여 ‘비상’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고려대 교수는 “금융업 신뢰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은 고객 밀어붙이는 ‘푸시영업’이다”라고 비판했다. 핵심성과지표(KPI)를 중시하는 성과중심의 영업으로 금융권이 고객만족 보다는 단기성과에 치중했고 자연스럽게 고객 이탈과 신뢰 상실로 이어졌다는 것.

이어 “금융지주회사에 주인의식이 없다. 소위 ‘빽’과 ‘라인’이 실적보다 중시되는 인사에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심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주인의식이 가장 없는 곳은 이사회인데 직원들에게 내부통제 강화와 자기반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주인의식 회복을 위해 투명경영과 직원들이 승복할 수 있는 인사를 하라고 조언하는 한편 급속한 금융기술 환경 변화에 대한 금융사들의 인식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일관성 없는 금융감독 당국의 행태를 비판한 김성조 한성대 교수는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에 문책경고를 내린 금감원에 대해 언급했다. “감독당국이 문책경고를 내렸다면 더 이상 언급하면 안 된다. 표면적으로 문책경고를 내리고 뒤로는 사퇴하라는 것은 금융권 전체의 예측가능성과 당국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감독당국의 투명성이 높아져야 그들의 재량권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평균 3년 정도에 그치는 국내 금융사 CEO들의 임기를 문제 삼으며 “자신의 임기도 보장 받지 못하는 CEO들이 KPI를 강요해 단기성과를 내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금융사 CEO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사회에선 CEO 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인 노던트러스트의 사례를 들며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것이 결국 은행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원근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지역적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켜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범퍼 역할을 할 것을 제안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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