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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연금’ 통계부족…“이달 출시 어렵다”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4-20 22:20 최종수정 : 2014-04-22 17:00

금융위 “이달내 출시”…보험사 “리스크 커” 속앓이
장애인사망통계 고작 2년치…“위험률 검증 어려워”
손해율·리스크헷지 등…책임은 보험사와 소비자에

 ‘장애인연금’ 통계부족…“이달 출시 어렵다”
“장애인전용 연금보험을 이달 중 출시해 장애인 자녀가 부모 은퇴 후 소득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날’을 앞둔 지난 17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렇게 단언했으나 실상은 이달내 출시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품 출시 전에 이루어져야 할 보험개발원의 요율검증이나 금융감독원의 상품인가 등록도 채 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

장애인연금은 기존에 없던 상품으로 요율검증과 금감원 상품신고를 거쳐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피보험자 집단이 일반인에서 장애인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요율검증이 2~3일내로 마무리 된다고 해도 통상 금감원의 상품인가 기간이 보름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내 출시는 어렵게 된다.

더욱이 보험사 자체적인 내부 상품심의위원회에서 조차 심의통과가 되지 못한 상태로, 리스크헷지 방안이나 요율산출의 기본이 되는 위험률, 사망률에 대한 분석이 적정한가에 대한 검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러한 사태파악도 하지 않은 채 상품을 어서 내놓으라며 부추기는 꼴인데, 보험사는 차후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소지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끓는 형세다.

◇ 장애인 사망통계…“정확한 통계는 겨우 2년치”

보험사들이 이처럼 상품검증 단계에서 애를 먹고 있는 까닭은 위험률, 즉 요율을 책정하기 위해 필요한 통계가 사실상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통계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그동안 장애인을 위한 상품 출시나 가입이 어려웠던 것 역시 이들에 대한 별도의 요율이 없어 리스크가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금융위는 장애인들이 일반인에 비해 생존기간이 낮다는 가정하에 연금수령액을 일반연금 대비 10~25% 상향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장애인 사망률을 산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장애인 사망통계(2010~2012년)를 요청, 각 보험사에 전달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별도의 요율을 만드는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긍정적이지만, 통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치밀한 계획 없이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수기로 관리돼 사망통계 추출이 가능한 시기는 통합망이 형성된 2010년부터인데, 2010년에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거나, 늦게 하는 경우 사망처리가 반영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2011년부터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보험사에 전달된 3년간의 장애인 사망통계 가운데 정확한 통계는 2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안정적인 요율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많고 기간이 길수록 좋은데, 안전성과 최신성 측면에서 요율을 산출하기 위한 최소 기간을 3년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즉 2년 동안의 통계만으로는 정확한 위험률이 산출됐다고 보기 어려운데, 연금은 사망을 담보로 종신토록 지급된다는 점에서 사망통계에 따른 위험률 산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기간이 짧더라도 분포가 추정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모집단이 적으면 데이터 자체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연금은 고연령에서의 사망률이 특히 중요한데, 장애인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모집단이 적고, 기대여명이 낮아 고연령 통계가 더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요율검증·리스크헷지 방안 모두 ‘오리무중’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장애인과 관련해서는 다른 참고할만한 요율이 없는데다, 현재의 통계자료도 정확치 않은 것으로 안다”며, “장애인연금을 만든다고 해도 리스크 헷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장애인연금은 일반연금 보다 연금수령액을 기본적으로 10% 이상 높게 주도록 설계됐는데, 실제 장애인의 사망률이 일반인에 비해 수급액을 10~25% 가량 높일 만큼 적정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율이 나온 건 맞는데 이러한 위험률이나 사망률이 적정한가에 대한 적정성 문제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며, “상품이 개발되면 수익성분석과 리스크 분석이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상 수익성도 크지 않고 요율적정성 문제로 리스크 분석도 확실치 않아 검증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상품 나와도…시장성·효용성이 문제

요율검증이 이루어져 상품이 나온다고 해도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장애인연금은 수령액을 일반연금보다 10~25% 높게 설정하고, 후취형 사업비 체계로 해약환급률을 높인데다 사업비도 CM(사이버마케팅) 수준으로 낮춘 유배당 상품으로 설계됐다. 즉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 상품이다. 당국과 보험사에서도 사회공헌적 차원에서 상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문제는 영업현장이다. 상품이 시장에 나와도 판매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그 상품은 곧 사장되고 만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틈새상품이라고 해도 주력상품이 될 수 없는 것은 설계사들이 팔지 않아서다”며, “회사에서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도 설계사들에 판매유인이 없는 상품은 사장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관계자는 “기대수명이 낮은 장애인의 경우 가입을 하지 않을 테고, 수명에 영향이 없는 장애를 앓고 있으면 가입이 늘어 고의치 않은 역선택의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당장은 상품이 나와도 문제가 없지만 연금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손해율이나 리스크가 어찌될지 알 수 없어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별도의 보조금이나 세제혜택이 없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당국의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장애인 연금보험 상품개요 〉
                                                                 (자료 : 금융위원회)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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