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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에 생·손보 영역분쟁 조짐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4-09 21:53 최종수정 : 2014-04-10 00:19

손보協, 연금의료비저축 문제삼아 25년 기간제한 폐지 ‘재점화’
생보업계 “손보사는 위험관리 못할 것” 고유영역 침범에 ‘발끈’

규제완화에 생·손보 영역분쟁 조짐
정부의 규제완화 드라이브에 맞춰 손해보험업계가 연금저축 기간제한(25년 규제) 폐지를 들고 나서면서 생명보험업계와의 영역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이 규제가 없어지면 손보사도 종신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 생보사들은 고유영역을 뺏긴다며 발끈할 수밖에 없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각 금융업협회에 공문을 보내 규제완화와 관련된 현장의 의견을 조사·수렴해달라고 지시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손보협회와 보험대리점협회가 숨은 규제 및 업계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이 기회에 손보협회는 저축성보험 기간제한 폐지를 규제완화 건의안에 포함시켰다. 손보사가 취급하는 연금저축(세제적격 연금)은 만 55세 이후에 개시하되 5년 이상 25년 이내로 수령할 수 있어 80세 이상이 되면 연금수령이 불가능해진다. 또 55세부터 연금을 개시한 소비자는 25년 규제로 인해 80세까지 수령을 완료해야 함에 따라 최저연금소득세율(3%) 적용을 받을 수 없는 불리한 점도 있다.

특히 조만간 출시할 연금의료비저축(연금저축에 의료비인출기능 추가)의 경우, 25년 규제로 인해 80세 이후에는 의료비를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연금이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고 연금의료비저축 또한 같은 취지인 만큼 기간제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종신영역(80세 이후 보장) 둘러싸고 생·손보업계 갈등

이 문제는 생·손보 영역다툼을 일으킬 소지가 커 그동안 덮어놓고 있던 부분이다. 손보업계는 정권교체 및 제도개선 이슈가 나올 때마다 꾸준히 제기했지만 생보업계의 반대와 금융당국의 불허로 번번이 무산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건의된 사항이 아니기에 별다른 입장표명을 없지만 공식화되면 반대논리를 내세울 것”이라며 “손보사가 종신분야까지 진출하면 생·손보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생보사로선 고유영역을 잃게 된다”고 토로했다.

생보업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손보업계가 장기보험을 취급하게 된 이후 외형적으로 급성장해 생보사를 위협할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신과 변액, 세제비적격 연금은 생보사들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됐다. 생보사 관계자는 “80세 이후를 보장하면 종신의 영역으로 보는데 그동안은 생보 고유분야로 인식돼 왔다”며 “안 그래도 장기보험의 급성장으로 생보사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마당에 손보사들이 종신영역까지 들어온다면 필사적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는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노후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에 뒤처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지난 2008년 손보사 상품으로 인식됐던 실손의료보험이 표준화되면서 생보사도 취급할 수 있게 되자 손보업계에선 변액이나 연금도 개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연금저축은 전 금융권이 모두 취급할 수 있으나 손보업계만 25년 규제로 상품경쟁력이 약화됐다”며 “고령화로 노후보장이 시급해진 만큼 연금상품도 정책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연금정책도 발목 잡아 “新제도 도입 때마다 으르렁”

생·손보 영역갈등은 연금정책까지 발목 잡았다. 새로 도입될 연금상품마다 서로 으르렁거리니 금융당국도 곤란하긴 마찬가지. 조만간 출시될 연금의료비저축의 원형인 노후의료비보장보험도 수차례 난관에 부딪혔는데 그 이유가 손보사들이 종신영역에 진입하려 한다는 생보사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당국이 애초 손보상품에 기간제한을 둔 것은 당시 손보사들이 장기보험을 취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위험관리능력이 부족하다는 우려에서다. 손보업계는 그간 십수년의 경험데이터가 축적돼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건의안이 정식으로 보고된 것도 아니고 올라온다 해도 모든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며 “이달 중에 조사를 완료하고 내달에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상반기 내로 규제개선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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