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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리스 축소 속 “공작기계 10배 커져”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4-03-16 20:59

작년 3분기 기준 공작기계 리스금융 약 1조5백억
두산캐피탈 신규영업 축소 ‘M&A 매물’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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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리스 축소 속 “공작기계 10배 커져”
지난 10일 열린 '여전업 체계 개편 세미나'를 통해 캐피탈시장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지난 약 15년간 일부 리스산업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보여 눈길을 끈다. 공작기계 리스시장는 지난 1999년 이후 10배 넘게 성장했다. 건설기계·선박·항공기 분야 리스시장이 주춤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BS캐피탈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등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공작기계뿐 아니라 의료기기 리스금융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리스산업이 축소되는 가운데 돋보이는 행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작·의료기계 리스산업이 분전하고 있지만, 정부당국의 리스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자금사정으로 인해 업계가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부차원에서 리스산업을 지원한다면 중소기업 육성의 하나의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책자금 등으로 리스산업을 지원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 공작·의료 리스금융, 15년간 10배 성장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국내 리스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공작기계’와 ‘의료기기’다. 건설기계 및 선반, 항공기 리스금융이 동기간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1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공작기계 리스금융 실적은 1조4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999년 1032억원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약 15년간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00년에 411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02년부터 다시 1000억원대를 회복,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의료기기 리스금융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1999년 838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의료기기 리스금융은 작년 3분기에 739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작년 전체 실적을 추산한다면 986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 약 15년만에 11배 이상 시장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의료기기가 급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건설기계, 선박 등 전통적 산업분야의 리스금융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항공기 분야 리스금융은 2000년 17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이후 2012년 209억원을 나타냈다. 작년 3분기에는 아예 신규 실적이 전무했다. 건설기계 분야도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된 건설업의 불황을 반영하듯 2007년 4000억원으로 고점을 찍고 2012년 1612억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3분기에는 1128억원을 기록했다. 공작기계·의료기기 리스금융이 활황을 보이는 반면, 항공기·건설기계 리스금융은 제자리 걸음을 걷는 모양새다.

이주광 BS캐피탈 리스금융부장은 “4~5년전부터 공작기계 리스산업이 업계에서 부상했다”며 “BS캐피탈의 작년 공작기계 리스금융 실적은 2340억원으로 전년(1440억원) 대비 900억원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리스금융은 일반리스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한다”며 “기본 배경이 일반리스 보다 회수 가능성이 높아 많은 곳들이 관심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세종 효성캐피탈 상무는 “공작기계 리스금융은 캐피탈사들에게는 틈새 상품”이라며 “효성·두산캐피탈을 필두로 최근 BS캐피탈이 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작기계 리스금융은 여타 리스금융 대비 경기변동성과 리스크가 낮고 범용성 등은 높다”며 “효성·두산·BS캐피탈은 각각의 장점을 살려 이 시장에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두산캐피탈, 작년 말부터 자금조달 어려워

공작기계 리스금융이 설비리스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최근 이 분야의 리딩사 중 하나로 꼽혔던 두산캐피탈의 행보가 심상찮다. M&A시장에 매물로 재등장한 것과 함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작년 말부터 공작기계 등 전 사업의 신규 영업 볼륨을 줄였다.

최근 모그룹인 두산그룹 발표에 따르면 두산캐피탈은 M&A시장의 매물로 등장했다. 두산그룹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두산캐피탈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두산캐피탈 측은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것은 맞다”며 “지난 2012년 산업은행과의 매각협상이 진행됐으나 양측의 가격 차이가 커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매각이 성사되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6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내 두산인프라코어 지사에 두산캐피탈 지분을 넘겨서 지난 1~2월에 편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며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매물에 나온 것과 별개로 신규 영업의 총량을 줄였다. 두산캐피탈 측은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작년 11월경에 신규 영업을 축소시켰다고 밝혔다. 작년 하반기부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내부 자금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 축소의 이유다.

두산캐피탈 관계자는 “자사뿐 아니라 많은 여전사들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금상황이 좋지 않아 작년 말부터 신규 영업을 축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캡티브사로 주 사업 분야인 건설·기계리스 금융은 현상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대다수 사업의 신규영업 볼륨을 줄였다”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규 영업 축소 등을 펼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캐피탈은 그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캡티브사로서 공작기기 등 기계금융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나타냈지만, 최근 여러 가지 내부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두산캐피탈의 현재 신용등급은 A0로 자금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설비리스 시장 지속 축소… “정부 지원 요구 재점화”

기계 리스금융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던 두산캐피탈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공작 및 의료기기 분야 외 시장이 둔화, 업계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2005년 이후 총 시설자금 대출이 급증하면서 기계설비 리스실행액은 크게 감소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기계설비 시장규모는 지난 2012년 2조2000억원을 기록, 1997년(8조5000억원) 보다 6조3000억원 줄었다.

업계에서는 시장규모의 축소 등 다양한 악재로 인해 정부에서 세제완화 등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설비리스 활성화는 최근 정부정책의 슬로건인 중소기업 육성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담보가 없거나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리스물건에 대한 담보가치가 인정돼 여전사로부터 신용을 통한 설비투자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사의 설비리스 강화는 업계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담보위주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과 달리 여전사들의 설비리스를 강화시킨다면 중소기업 육성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자동차금융 진출, 저축은행의 할부금융 허용 등 여타 금융업권의 여전사 시장 잠식에 대응키 위해 고유산업인 설비리스시장이 확대돼야 한다”며 “정책자금 지원, 신용보증서 발급 재개 등의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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