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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국내에서 욕먹어도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1-05 18:39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고태봉 팀장

車, 국내에서 욕먹어도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요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만날 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네기가 조심스럽다. 다른 한편에서 회자되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와는 또 다른 의미이다. 증권업계 전체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다 하필이면 각사의 리서치센터에 세간의 시선이 모여 있는 탓이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자동차타이어 섹터를 책임지고 있는 고태봉 팀장을 만나 건넨 첫인사에도 이런 분위기가 배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곧바로 구조조정은 없는지, 하이투자증권 직원들은 ‘밤새 안녕하신지’부터 물었다.

하지만 고 팀장은 상관없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자신을 포함한 하이투자증권 직원들 다수는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 리서치센터는 워낙에 스몰하우스라서 구조조정은 없을 것 같다. 리서치 전체 인원이 28명이니까 다른 데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곳이다.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집중할 곳에 집중해서 잘 하자는 분위기니까. 자동차 타이어는 나와 다른 한 명 더해서 둘이서 맡고 있고.”

구조조정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은데, 덕분에 일이 많다. 기관투자자 미팅만 한 달에 60회 꼴이며 하루 여섯 번을 만나는 날도 있다고.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에는 투자자 미팅은 없는 대신 오전에는 세미나가 있었고 오후엔 언론 인터뷰만 세 군데가 잡혀있다고 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이기도 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는 데도 인터뷰 내내 힘든 기색 하나 없다. 적어도 그날만큼은 개봉한 영화 홍보를 위해 쉴 틈 없이 인터뷰 일정을 소화해내는 배우 같아 보였다. 업계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손꼽히기는 고 팀장에게 2014년 자동차업종 전망을 물었다. 한마디로 “좋다”였다. 근거는 현대기아차의 증설에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약 8000만 대, 현대기아차는 760만 대를 팔아 9%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이 연평균 4~5%씩 성장해서 10년 후 1.2억 대 시장이 됐을 때에도 그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1100만 대가 된다는 것. 그런데 ‘1000만 대’는 정몽구 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고. 정 회장이 지난해 8월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노력하면 1000만 대도 (생산)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 지난 12월 그룹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경쟁사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고 팀장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공들이고 있는 중국시장 얘기를 꺼냈다. “현대차는 중국에 1, 2, 3공장, 기아차는 1, 2공장이 있다. 현재 건설 중인 기아 3공장이 있고, 버스와 트럭을 생산할 현대차 4공장도 예정돼 있다. 가동률도 높다. 중국 자동차 공장들은 주로 연안에 있는데 중국정부는 이들을 내륙으로 옮기고 싶어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폭스바겐과 GM, 현대가 이에 응했다.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고 팀장은 미국 공장 증설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그는 “회사 측에서는 아직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생산시설이 이미 포화상태”라며 “2공장이 들어설 경우 후보지로 예상되는 조지아, 앨라배마 주지사가 이미 지난해 본사를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현재 앨라배마엔 현대차가, 조지아엔 기아차 공장이 있다. 한국타이어가 앨라배마, 조지아와 인접한 테네시에 공장건설을 발표한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현대기아차가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인터넷포털에 자동차 관련 기사가 실릴 경우 무차별적 비방댓글이 달린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소비에도 이어졌는지 국내시장에서 외산 브랜드들에게 조금씩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고 팀장은 이런 상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예전에 회사 임원을 만났을 때 공식적으로 대국민 사과라도 하라는 말을 했었다. 리콜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든다고. 반대로 국내 소비자들도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럴만한 것이 아닌데도 심하게 하는 경우 많다. 노이즈가 많다. 지금 현대기아차 주가의 (낮은)멀티플에는 이런 감정도 섞여있는 것 같다. 특히 숏을 치면서 악재가 증폭되는 일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이끄는 자동차업종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비중이 17%에 불과하기 때문 아닐까.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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