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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역시나 뜨거운 공방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1-24 21:59

금융硏 “경영·리스크관리위 설치”제안했다 실효성 논란
회장권한 견제책 주장에 책임회피 수단 전락 우려 맞서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영관리위원회(MEC)와 리스크관리협의회(REC)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지주회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등 지주사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협의회를 설치하는 것은 오히려 지주사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란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2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명동 YWCA에서 마련한 ‘금융지주회사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이 같은 문제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 지주사 전략적 의사결정 제도적 절차 부재

한국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는 고유 업무인 자회사 경영관리 기능, 특히 자회사 사업계획 추진과 위험 감수에 대한 명시적인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이 미흡하다”며 “권한의 위임, 집행, 책임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경영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협의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략적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 ·제도적 절차의 부재는 금융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전략 수행과 관리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주사의 통합적 위험관리 및 감독 기능도 미흡하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경우 수익 및 자본 여력, 감독 등이 은행업에 집중되어 주로 자회사 은행의 위험과 건전성 관리에만 집중,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위험관리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이다. 또 금융지주사 모델이 도입된 지 올해 13년 째 접어들었지만 당초 기대했던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들춰냈다.

◇ 시너지 효과 창출 미흡에 감독기능도 부조화

이 연구위원은 “지주회사 체제 내 은행에 수익 여력이 편중되고 은행과 비주력 자회사와의 겸업화 효과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업권 내 금융지주사 체제에 속하지 않은 금융회사 대비 높은 경영실적을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한 이유로 업종별 분업주주의 존속, 개별 업권 중심 규제·감독 지속 등을 꼽았다. 지주회사 내 자회사 간 고객정보 공유와 활용 제약, 자회사 간 업무위탁 제한, 겸직 제한 등으로 자회사간 교차판매, 복합상품 개발, 공동마케팅 등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주회사 체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은 여전히 개별업권 중심 검사·감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주사의 겸업화나 통합적 위험관리에 최적화되지 않은 관행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그는 “금융지주사의 CEO를 포함한 주요 집행임원과 자회사 CEO들로 구성된 경영관리위원회를 명시적으로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지주사로 하여금 지주회사·자회사 경영위험전문관리임원(CRO)로 구성된 리스크관리협의회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MEC와 REC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MEC와 REC 구성원들에 대한 성과평가와 보상이 MEC 및 REC를 거쳐 의결된 사항들에 근거해 이루어지도록 설계해야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시연 연구위원의 발표가 끝난 뒤 동국대 강경훈 교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 우리은행 남기명 부행장, 서울대 노혁준 교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배현기 소장 등이 참석한 종합토론에서는 경영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협의회 설치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 옥상옥 대책 등 비판 거세

강경훈 교수는 “오히려 지주 회장은 경영관리위원회를 책임을 회피하는 탈출구로 이용할 수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이 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남기명 부행장도 “경영관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설치·운영은 지주사 권한을 더 강화시키는 것”이라며 실무자 입장에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자회사 CEO를 지주사 회장이 임명하고 있는 와중에 경영관리위원회 의장마저 지주사 회장이 맡게 되면 회장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사업계획과 예산을 짤 자회사 CEO가 몇 명이나 되겠냐”고 강조했다.

“리스크관리 위원회의 경우엔 지주사 CRO가 각 자회사 리스크를 어떻게 다 파악하고 통제하겠냐”며 “이것은 또 하나의 옥상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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