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경영진들은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빅 데이터의 획득, 분류, 저장 및 분석을 위한 필요한 인력, 조직 육성에 힘써야 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한국금융연수원(원장 이장영)이 ‘금융권이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빅 데이터 활용’ 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세미나에서 국내 금융권에서의 빅 데이터 활용 현황과 직결되어 있는 제반 이슈들, 그리고 해외 선진 금융기관들의 빅 데이터 활용 사례들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 BoA 등 해외 선진 금융기관 모범사례
이날 건국대 함유근 교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형화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정형화된 데이터의 양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권 빅 데이터의 잠채가치와 활용기회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선진 금융기관은 빅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반면 국내 금융권의 빅 데이터 활용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자영업자 대상 자금관리 지원 상품인 캐쉬 프로 모바일을 개발할 때, 소셜 미디어 분석을 통해 고객 성향을 파악한 후 이를 상품 개발에 반영했다. 씨티그룹은 글로벌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통합된 고객 거래 데이터를 스페인 대형 의류업체와 공유해 추가 생산시설, 판매매장 위치 계획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을 도입해 고객들의 거래 내역 등 빅 데이터를 취합해 신용도가 낮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을 선별한 후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JP모건체이스는 방대한 양의 고객 신용카드 이용 정보와 정부가 제공하는 금융소비자 재무 정보를 통합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발견하고 보고서를 만들어 은행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웰스 파고는 각기 다른 시스템에서 관리되어 온 고객 기록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부터 국내 금융권에서도 빅 데이터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로 빅 데이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고, 보험사들도 빅 데이터를 보험사기 분석이나 신규 고객 발굴에 활용하고 있다.
◇ 그나마 국내 보험업권 빅 데이터 활용 활발
카드사들 역시 카드 이용자들의 소비행태를 분석해 신상품 개발 및 시장분석에 활용하거나 이상 결제패턴을 검출해 부정사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있다. 증권 분야에서는 비정형데이터를 분석해 주가 예측에 활용하고 있고, 은행들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로 주로 시장분석, 평판분석에 빅 데이터를 활용했으나 점차 활용 역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함유근 교수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 자료수집이 되지 않거나 업무영역 별로 단절된 데이터, 역량 축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소모적 데이터 활용,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 등으로 국내 금융권 빅 데이터 활용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 “국내 금융권, 타 산업과의 데이터 융합 고려해야”
“이를 해결해야 빅 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빅 데이터 시대에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쟁도 시작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들은 타 산업과의 데이터 융합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제안했다.
이성욱 딜로이트 상무도 “해외 금융회사의 경우 상시적으로 이상징후를 발견하는 데 빅 데이트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동일 조건에서 높은 영업성과를 거둔 직원을 분석해 직원교육 방향을 설정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