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올해처럼 기업 여신 위험이 급팽창하는 때일수록 이익창출력을 따질 때 충당금적립전 이익(이하 충전이익) 수준으로 비교 분석하는 게 유용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이 부문에서 돋보이고 있다.
순익 2조 클럽 전멸 전망은 사실, 1일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발표 전에 예견됐던 일이다. 부실 대기업 여신이 많은 우리은행을 주력자회사로 둔 우리금융이나 중소기업 여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은행이 다른 경쟁은행보다 선전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이자이익이 6.02% 줄어든 4조 6340억원에 그쳤고 비이자이익은 38.52%나 줄어들며 1조 630억원에 머물렀다.
덕분에 충전이익 역시 2조 9510억원으로 22.89%나 쪼그라 들었다.
기업은행 또한 이자이익이 6.87% 줄어든 2조 9486억원이었고 비이자 이익은 70% 이상 줄어든 60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원 넘어선 충전이익이 6455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정상적인 모습. 이에 따라 이자이익 감소율을 7%대로 나란히 방어해 냈던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뽐냈다.
KB금융은 이자이익 4조 8775억원과 비이자이익 7819억원에 힘 입어 충전이익 2조 700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이자이익 4조 9050억원과 비이자이익 1조 2310억원을 바탕으로 충전이익이 은행권 유일하게 3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신한지주는 기업금융 비중이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국민은행을 주력으로 둔 KB금융이 거둔 당기순익 1조 414억원보다 크게 웃도는 1조 5590억원을 남겼다. 그럼에도 신한지주는 4분기 순익으로 연간 2조원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4분기 충당금을 집중해서 쌓아 왔던 은행권 패턴을 감안할 때 신한지주 대손비용이 크게 줄거나 쌓아 놨던 충당금이 정상화해서 되돌아 올 일이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