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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소비자와 법정소송에 ‘꼼수’ 숨어있다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1-03 18:47

손보사, 자문의 중 34.2% 금감원에 누락 보고
법원도 관리소홀…이중자문에 소비자피해 우려

보험사, 소비자와 법정소송에 ‘꼼수’ 숨어있다
손해보험사와 소비자간 보험금 산정 등으로 인한 법정분쟁시, 법원에 의학적 소견을 자문하는 신체감정의가 보험사 소속 자문의인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중복을 막기 위해 손보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하는 자문의 명단 가운데 34%를 축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보험사가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무위 소속 김영주 의원(민주당)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손보사로부터 자문료를 받고 진단하는 ‘자문의’면서 법원의 ‘신체감정의’로 중복 활동하는 의사가 128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감원이 법원에 제출한 자문의 명단 가운데 30%에 달하는 수치다.

김영주 의원은 “법원이 보험소송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배제되어야 할 소송당사자인 보험사와 업무연관성이 있는 자문의에게 자문을 받아 판결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보업계는 특히 자동차보험 사고지급금과 관련한 보험금산정, 장해등급, 면·부책결정 등에 대한 분쟁조정신청과 소제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법원 감정의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법원은 보험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 소비자 간에 서로 다른 주장을 제기할 경우 의학적 소견을 신체감정의에게 의뢰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손보사들의 자문의가 신체감정의가 될 경우 법정공방시 손보사가 이길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고객과 분쟁 시 법원소송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에서 올해 6월말 금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했다가 소송이 제기돼 분쟁조정이 중지된 건수를 보면 92%가 넘는 4296건이 손보사였다. 같은 기간 손보사들은 전체 소를 제기한 6457건 중에서 60%에 대항하는 3876건에서 승소했다.

◇ 삼성화재, 자문의 누락보고 1000여건 달해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8년~2012년) 14개 손보사들이 실제 자문을 받은 전문의 6187명 가운데 34.2%에 해당하는 2118명의 명단을 누락보고 했다. 누락된 전문의들이 자문한 횟수는 총 2만2453건으로 자문료만 35억원에 이른다.

특히 몇몇 보험사들은 금감원에 보고한 자문의수보다 누락한 자문의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삼성화재의 경우 누락한 자문의수만 1106명으로 금감원에 보고한 자문의 수(659명)의 배에 달했다. 동부화재는 416명을 보고하고 219명을 보고하지 않았으며, LIG손보는 851명을 보고, 159명을 누락했다.

이 문제는 지난 2007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한번 붉어진 문제로, 손보사 자문의가 법원의 신체감정의를 겸임해 보험소송의 공정성이 저해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러한 중복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금감원이 손보사의 자문의 명단을 제출받아 법원행정처에 전달토록 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이 이러한 명단을 누락 보고하면서 실제 중복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문의와 신체감정의의 중복률도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병원·법원도 안일한 대처

더욱이 병원에서도 법원이 신체감정의 추천을 요청했을 경우 보험회사 등의 자문의를 제대로 배제하지 않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각급 법원에서도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명단을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대조가 쉽지 않고 명단에 이름만 기재되어 있어 동명이인인지 여부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현재 보험소비자들이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는 판결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감원은 손보사들이 고의로 자문의 현황자료를 누락해 보고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향후 관련 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 보험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는 향후 금감원으로부터 명단을 송부 받을 때 생년월일 등이 기재될 수 있도록 해 동명이인 등을 가려내고, 중복여부 심사를 각급 법원이 아닌 법원행정처에서 주관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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