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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사명변경’ 카드로 악재 피할까?

김미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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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0-03 21:18 최종수정 : 2013-10-29 20:44

그룹과 ‘선긋기’ 안간힘…보고펀드, 강경의지 표명
브랜드가치·광고비용 등 부담 커, ‘위기돌파’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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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사명변경’ 카드로 악재 피할까?
동양생명은 동양그룹 사태로 인한 불똥이 대규모 해약사태로 번지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계열분리와 사명변경 등 강경책 마련에 나섰다. 그룹과의 연계성을 단절시키기 위한 명확한 선긋기에 나선 것인데, 이러한 판단이 현재의 위기타파에 실효성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의 악재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차후에도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 사명변경…돌파구 될까

보험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점은 바로 동양생명의 사명변경이다. 사명변경을 위해서는 물론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30일, 동양그룹 계열사 3곳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해약률이 치솟자 이번주 내로 계열분리와 사명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분구조상 동양그룹의 리스크와 관계가 없음에도 계약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확실한 선긋기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사명변경과 계열분리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내부에서도 ‘동양생명’과 ‘수호천사’라는 브랜드이미지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어 있는 만큼 부담도 크지만, 사명변경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계열분리와 사명변경은 이사회에서 결정될 문제이긴 하지만,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해약률이 늘고 있어 확실하게 그룹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명을 바꾸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사명변경은 부담이 크다보니 동양생명이 실제 사명변경을 하기보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종의 ‘액션’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명변경이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인 마케팅과 회사의 이념, 영업 등 전체적인 것을 담아내야 하고, 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제대로 된 컨설팅 등을 거쳐 CI를 교체하려면 시간과 비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설명서를 비롯해 계약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모든 서류의 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며, 건물의 간판교체, 광고 등 사후적인 비용지출도 크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간판 등 외형적인 변경에만 최소 20~3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제는 사명을 변경한 후 소비자들에게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2~3개월은 집중적으로 전파(TV)광고를 해야 하는데, 기존에 찍어놓은 광고에 대한 기회비용과 TV광고까지 따지면 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용적인 문제를 차치한다고 해도 변경된 사명이 기존의 동양생명이 가졌던 긍정적인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동양생명 관계자 역시 “사명변경을 위해서는 검토할 부분이 많다”며, “무엇보다 그동안 구축해 놓은 브랜드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호천사’라는 보험업계 최초의 브랜드를 이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사명을 갖게 된다고 해도, 영업을 위해서는 동양생명과의 연계성을 밝혀야만 하는데, 이 경우 동양그룹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덜어낼 수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더구나 보고펀드의 경우 동양생명을 다시 매각할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부담과 비용을 안고 투자를 감행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동양그룹과의 명확한 선긋기를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액션’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사명변경과 계열분리에 걸리는 시간동안 동양그룹 리스크에 따른 후폭풍이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어 단기적 악재로 끝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 계열분리도 실효성 의문

계열분리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은 지난 2011년 동양증권(10.3%)과 동양파이낸셜(28.7%), 동양캐피탈(7.5%)이 보유한 지분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했으며, 보고펀드는 현재 동양생명 지분 57.6%를 보유해 대주주로 있다. 동양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동양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3% 뿐이며, 동양그룹 계열사와의 거래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6%에 불과해 그룹위기로 인한 리스크 요인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매각당시 3년 뒤 미리 정한 가격으로 지분의 30%에 해당하는 주식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권)을 체결해 동양생명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으나, 자금여건상 콜옵션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동양증권이 보유한 지분 3%를 근거로 계약당시 주주간 계약을 통해 동양생명을 계열사로 묶어놨기 때문에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동양그룹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주주와 회사 등기임원이 계열분리에 대해 발의한 다음 공정위에 이를 신청하면 되는데, 신청과정에서 그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계열분리를 통해 주주간 계약이 파기수순을 밝게 될 것으로 보여 문제될 것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분리를 마치면 법적으로 동양그룹과는 완전히 남남이 되는 셈이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가 문제로 남아있다. 현재 동양생명과 감독당국이 위험성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

동양그룹 계열사 세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동양생명의 해약률은 하루 평균 6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평균 해약환급금 규모가 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00억원 가량이 하루에 빠져나간 꼴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현재 동양그룹과 관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강조하며, “현장이나 고객창구에서 계속 오해가 커지고 있는데, 관계부서에서 장단점을 잘 검토해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동양생명 주요 지표 〉
                                                                 (단위 : 억원)
* 2013년 6월 말 기준.
* RBC 비율은 7월말 기준.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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