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식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저금리 환경에 따라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으로 이차역마진, 당기순익 감소 등이 이어져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보험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세계 공통기준은 없지만 최근 국제적 논의가 정성평가의 경우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를 국내 재무건전성 규제에도 적극 참고해 정성평가가 정량평가를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EU와 미국은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을 결정하는 정량평가에서는 서로 다른 산출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보험사 자체 지급능력평가(ORSA)에 기초한 정성평가에서는 EU와 미국 모두 유사한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위험관리능력을 모니터링하는 정성평가 강화를 통해 정량평가를 보완하도록 하는 추세가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량평가의 경우 미국 RBC제도에 기초해 구축돼 왔기 때문에 향후 개선에 있어 EU와 미국의 정량평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김해식 연구위원은 “자본, 준비금, 보험료와 관련된 규제가 개별적으로 진행되면서 건전성 강화에 대한 기대와 수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규제의 조율을 통한 통합관점의 건전성 강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산업은 자본확충을 위한 ‘자본규제 강화’, 저금리 환경에서 준비금 증가가 예상되는 ‘준비금적정성평가 강화’, 그리고 표준이율 등 ‘이율규제와 보험료인상 억제’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들 제도는 모두 보험사의 가용자본이나 요구자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RBC비율 등락으로 나타나게 되므로 이들 규제의 통합된 로드맵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특히 최근의 보험료인상 억제는 장래 보험료의 부족과 수익성 및 건전성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료 결정은 가격자유화와 시장경쟁에 따라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은 정량평가에 관련해 ‘솔벤시 2(Solvency 2)’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Wait and See’ 전략을 유지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등은 RBC 부실 보험사 예측을 보완하기 위한 정성평가를 중심으로 규제 강화를 진행 중에 있다. 김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국내 재무건전성 규제 개선을 위해서는 정량평가를 보완하기 위한 정성평가와의 조화가 필요하고, 준비금 및 보험료와 관련된 여러 규제를 아우르는 통합 로드맵 제시로 건전성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