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순이익 된서리,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중소형사 선전
어닝쇼크를 뒤집을 반전은 없었다. 증권사의 순익이 거의 반토막나면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증권사 잠정영업실적(별도기준)’에 따르면 증권사의 순이익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동안 1조 2408억원으로 전년(2조 2126억원)대비 43.9% 감소(△9718억원)했다. 이는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가진 증권사들이 거래대금급감에 따른 위탁수수료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IB, WM 등 여타 수익원도 동반침체 하면서 쓴맛을 봤다.
대형증권사 순익(연결기준)을 보면 KDB대우증권이 1265억원으로 24.2% 줄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881억원으로 48.19% 급감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당기순손실 54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체면을 지켰다.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577억원으로 8% 감소했으나 FY2012년이 증권업의 유래없는 불황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소형사들이 깜짝성적표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순익의 경우 동부증권 658억원 , KTB투자증권의 128억원으로 각각 811% , 6.1%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18.6% 증가한 623억원을 달성, 실적호조세를 이어가기도 있다. 이들 증권사는 기업금융부문, 채권, 파생상품운용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의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 개인투자자 복귀 관건, 비용절감 위해 효율성강화 속도낼듯
이번 FY2012년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단 턴어라운드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지난 3분기 충당금이슈를 제외하면 경상이익은 좋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익회복이 정상화되는 단계로 사업체질이 개선되는 턴어라운드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개선의 분수령은 개인투자자의 귀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체 거래대금의 60%가량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올라도 개인투자자의 복귀가 없으면 ‘지수대세상승기’에도 ‘수익’은 쥐꼬리인 엇박자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K투자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이나 기관이지만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개인”이라며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식을 운용함에 있어서 비중조절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비해, 개인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종목을 새로 사들이거나 아니면 전부 팔아버리는 방식으로 매매해 거래회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기보다는 효율성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신영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반등해도 수수료율의 하락으로 과거처럼 수익성개선이 쉽지않다”며 “거래대금과 수수료수익 증가세가 나타나더라도, 비용통제 강화노력이 추가로 뒤따르지 않으면 FY2013년중 증권사의 기초체력이 크게 향상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시장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IB 등 수익원다각화에 나서기엔 한계가 있다”며 “여론의 눈치를 보는 등 부담이 큰 구조조정은 아니더라도 일반판매비를 줄이는 식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 외에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