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금융당국은 이들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을 억제시키고 자체 비용 절감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 新 가맹점 수수료체계 영향으로 순이익 급감
신한카드 등 전업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비씨,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하나SK,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46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31억원보다 3809억원, 4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주식매매이익이 크게 줄었고 작년 말 시행된 새로운 가맹점수수료체계 영향 등으로 카드부문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감원 측의 분석이다. 실제로 작년 1분기에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매각이익 4373억원이 차지하는 카드사 전체 순익에 크게 기여했지만 올해는 신한카드의 비자카드 주식매각이익이 304억원 밖에 없어 순이익이 적어졌다.
다만 카드사들은 비용을 줄여 가맹점수수료 감소로 인한 수익하락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현 금감원 여전감독1팀장은 “카드부문의 경우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하락했음에도 모집 및 마케팅 비용도 함께 축소됨에 따라 이익은 소폭 감소에 그쳤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줄어든 수수료 수익은 991억원. 이에 카드사들은 모집 및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1202억원 줄여 타산을 맞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신한, 삼성, 현대, 롯데 4개 전업카드사는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보다 최대 80% 감소했다. KB국민, 비씨, 하나SK 등 나머지 카드사도 대손비용 감소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순익은 늘었지만, 실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 자산건전성 지표들 나빠졌다
연체율도 상승세다. 지난 3월 말 7개 전업카드사의 총 채권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은 2.11%로 지난해 말(1.85%)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연초 지출억제 성향) 및 카드 이용실적 둔화 영향으로 총 채권은 감소한 반면, 전 분기 대비 대손상각 감소 등으로 연체채권은 증가한데 기인한다.
또한 대손상각 전 실질연체율은 2.72%로서 분기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카드채권 기준 연체율(대환대출 미포함)은 1.91%로 2012년 말(1.62%) 대비 0.29%p 상승했다. 카드채권 기준 연체율은 1.91%로 지난해 말보다 0.29%포인트 올랐다. 지난 2009년9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판매(1.14%)와 카드대출(3.29%) 연체율도 각각 2009년6월말, 2009년 말 이후 최고치다.
민간소비가 움츠러들면서 카드자산도 줄었다. 3월 말 현재 카드자산 잔액(겸영은행 포함)은 77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7000억원(4.6%) 감소했다. 이중 신용판매자산(50.3조원)은 3조3000억원, 카드대출자산(26.8조원)은 4000억원 각각 줄었다. 카드 이용실적 역시 주춤하고 있다. 1분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이용한 구매실적은 13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증가율은 3.8%에 그쳐 지난해 1분기 증가율 8%에 비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카드대출 실적도 2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2000억원(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크카드 이용실적(20.4조원)은 꾸준히 늘어 1조1000억원(5.9%) 증가했다. 신용카드 수는 1억1523만매로 작년 말에 비해 0.9% 감소한 반면 체크카드 수는 1억184만매로 2.7% 증가했다. 무실적 휴면카드는 2373만매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회원 수는 8324만명으로 1% 줄었다.
◇ 앞으로도 카드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할 듯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개편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올해에만 1조원 가까운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이 매출정보(빅 데이터)를 활용해 컨설팅, 금융교육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부대업무 영역을 확대했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탈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카드를 긁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마당에 부대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에도 경영상 무리가 있다”며 “유통업 진출과 같은 획기적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연체율이 계속 악화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카드론 등 대출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하고 있어 고민스럽다”며 “먹거리는 줄어드는데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카드사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재무건전성 동향을 자세히 감시할 방침이다. 김동현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팀장은 “카드사들이 시장점유 확대 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하지 않도록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을 억제하고, 자체비용절감 등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 전업 카드사별 1분기 순이익 현황 〉
(단위 : 억원, %)
주 : 1) 순이익은 대손준비금 전입액 반영 후 실적임
2) 비자 주식매각이익(304억원, 세후기준) 포함
3) 에버랜드 주식매각이익(4,373억원, 세후기준) 포함
4) 대손상각 기준 변경(종전 3개월 이상 연체 → 6개월 이상 연체) 등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팩토링 취급 확대 등에 따른 이자부문 손익 개선 등에 주로 기인
〈 전업카드사의 연체율1) 추이 〉
(단위 : %, %p)
주 : 1) 1개월 이상 연체채권 연체율
(자료 : 금융감독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